MBC 노조〈정운영의 100분…〉 불방 항의

중앙일보

입력

23일 밤 11시 각 당 토론자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4·13총선,쟁점공방'을 다룰 예정이던 MBC 〈정운영의 100분 토론〉이 민주당측의 불참 통보로 갑작스럽게 불방됐다. MBC는 자막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간단히 알리고 외화 〈델마와 루이스〉를 내보냈지만, 시청자들은 "방송도 일종의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인터넷홈페이지 등을 통해 불방사태에 강력 항의했다.

프로그램을 담당한 최용익PD는 인터넷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당측은 한나라당의 출연 예정자인 박성범의원이 다른 당 대표들과는 달리 지역구가 있으며 대변인이 아니기 때문에 토론에 참여할 수 없다고 불참통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최PD는 "우리 제작진은 어느 한쪽이 상대 토론자를 이유로 불참할 경우 불참자를 뺀 채 토론을 진행한다는 운영준칙의 정신을 살려 강행하자고 했으나 (회사측으로부터)거절당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영일 보도제작국장은 "방청객들까지 온 상태였지만 정책집행의 책임을 져야할 여당이 불참한 상황에서는 토론이 불가능하다는 데 다른 토론자들도 동의해 불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는 박성범의원 외에 민주당 김한길 선대위대변인·자민련 변웅전의원·민국당 김철대변인·민주노동당 이상현대변인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한편 MBC노조는 불방과 관련, "힘이 센 권력집단이 토론을 무산시키기 위해 불참하는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노사가 합의한 토론 프로그램 운영준칙을 어긴 것"이라며 회사측을 비난하고 24일 오후 3시 임시공정방송협의회를 열어 이 문제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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