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들 대북 혐오감 심각

중앙일보

입력

장래 통일한국을 이끌어갈 우리 중.고등학생들의 통일관은 매우 부정적이며 북한에 대해서는 상당한 혐오감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고등학생들은 현 북한 지도층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싸워야 할 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일반 주민에 대해서는 동포 의식을 강하게 보이는 이중적인 대북 인식 구조를 갖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현재 각급 학교와 정부 기관, 사회 단체 등에서 실시되고 있는 통일및 북한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교육개발원(원장 곽병선)
은 23일 배포한「각급학교 및 사회교육기관, 통일교육 실태조사와 활성화 방안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전국의 중학생 903명, 고등학생 889명, 대학생 322명, 사회교육관계자 498명 등 총 2천612명을 대상으로 통일관과 북한관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 그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특히 "젊은층에서는 북한 경제의 침체와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대량발생하면서 북한에 대한 혐오감이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이념과 체제, 사상과 제도 같은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과거의 통일교육에서 탈피, 학생들이 통일에 흥미와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합리적이며 균형잡힌 시각을 갖도록 통일교육을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민족의 최대의 염원이자 지상 과업인 남북통일과 관련, 중학생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46%(415명)
만이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18.1%(163명)
는 현 상태 유지, 30.4%(274명)
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 5.5%(50명)
는 관심이 없다고 답해 절반이 조금 넘는 54%(487명)
의 중학생이 남북통일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했다.

그러나 고등학생은 ▲통일이 되어야 한다 55.1%(490명)
▲현 상태 유지14.5%(129명)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 23.1%(205명)
▲관심이 없다 7.3%(65명)
순으로 응답, 절반에 가까운 44.9%의 학생(399명)
이 통일을 바라지 않고 있는 조사됐다.

또 통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를 측정하기 위해 "가족, 친구나 주위 사람과 통일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화를 하느냐"라는 물음에 중학생의 경우 ▲자주한다 2.3%(21명)
▲가끔한다 36.7%(331명)
▲거의하지 않는다 44.5%(402명)
▲전혀하지않는다 16.5%(149명)
로 답해 61%(551명)
가 통일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등학생은 ▲자주 한다 2.2%(20명)
▲가끔 한다 36.1%(321명)
▲거의 하지 않는다 38.9%%(346명)
▲전혀 하지 않는다 22.7%(202명)
로 답해 중학생과 같은 수준인 61.6%(548명)
가 평소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이후 예상되는 삶의 질의 변화에 대해 중학생은 ▲나아지거나 매우 나아질 것 27.6%(249명)
▲그저 그렇다 15.3%(138명)
▲어려워지거나 매우 어려워질 것 57.1%(515명)
였다.
고등학생은 ▲나아지거나 매우 나아질 것 35.8%(318명)
▲그저 그렇다 19.3%(171명)
▲어려워지거나 매우 어려워질 것 44.8%(398명)
이라고 답해 중.고등학생 모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또 중.고등학생들은 북한 사회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현실 인식 수준을 살펴보기 위해 "북한 김정일을 비롯한 지도층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북한 지도층을 전반적으로 '적' 또는 '다른나라 사람'이라는 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학생(응답자 897명)
은 북한 지도층과 관련, ▲경계하고 싸워야할 적 54.6%(490명)
▲관련이 없는 다른 나라 사람 20.7%(186명)
▲도와주고 함께 살아야할 이웃 24.6%(221명)
로나타나 75.3%(676명)
가 북한 지도층에 대해 동포의식을 갖지 않았다.

고등학생(응답자 885명)
역시 ▲경계하고 싸워야할 적 49.7%(440명)
▲관련이 없는 다른 나라 사람 19.1%(169명)
▲도와주고 함께 살아야할 이웃 31.2%(276명)
로 답해 68.8%(609명)
가 북한 현 지도층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 지도층이 아닌 일반 주민에 대해 중학생은 ▲도와주고 함께 살아야 할 이웃 83.8%(756명)
▲관련이 없는 다른 나라 사람 13.6%(123명)
▲경계하고 싸워야 할 적 2.5%(23명)
순으로 응답했다.

고등학생은 이에 대해 ▲도와주고 함께 살아야할 이웃 84.8%(749명)
▲관련이 없는 다른 나라 사람 11.4%(101명)
▲경계하고 싸워야할 적 3.7%(33명)
순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환기자 shk@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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