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반도체주 집중 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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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그동안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졌다는 점이 최대 호재로 작용하면서 매수세가 살아나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동반 상승했다. 특히 코스닥은 8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시장이 되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시장을 짓눌러온 악재들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적인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시장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 거래소는 외국인, 코스닥은 개인〓거래소는 외국인 투자자, 코스닥은 개인투자자가 주도한 장세였다.

특히 외국인은 거래소의 삼성전자.현대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삼성전자가 장중에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동양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대표적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가 올들어 2배 가까이 오른데 비해 삼성전자 주가는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소 시장 외면으로 제자리 걸음을 해 외국인들 입장에선 저평가된 것으로 보일 것" 이라고 설명했다.

◇ 투신의 향방이 관건〓그동안 시장을 압박해 온 가장 큰 악재가 투신의 팔자 공세였다. 지난해 7월 이후 설정된 주식형 수익증권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면서 자금이 빠져나가자 투신 입장에선 주식을 팔아 환매자금을 마련해야만 했다.

현대투신증권의 이명규 전무는 "펀드매니저들에게 주식을 사라고 해도 환매 우려 때문에 몸을 사린다" 며 "환매 러시가 수그러들지 않는 한 투신은 팔자 쪽에 설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이달과 다음달 중 쏟아질 증자 물량도 장세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결국 이같은 악재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시장이 본격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 각개 약진 장세〓코스닥의 경우 단기 낙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폭도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명석 팀장은 "이달들어 코스닥의 하락폭은 지난 1월보다도 컸다" 며 "지난 1월과 비교한다면 2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 있는 260선까지도 반등할 수 있다" 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이번 오름세는 기술적 반등세인 만큼 결국은 거래소 시장의 최근 양상처럼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들이 각개 약진하는 장세가 코스닥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고 덧붙였다.

거래소의 경우 삼성전자.현대전자 주도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대우증권 김진태 대리는 "덩치가 큰 거래소 블루칩은 외국인이 아니면 주가를 끌어올리기 어렵다" 며 "따라서 외국인이 선호하는 반도체 관련주가 장세를 이끌 수밖에 없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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