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당구장 사라진다

중앙일보

입력

19일 오후 대구시 북구 경북대 후문 앞 '당구골목' .2년 전만 해도 이름에 걸맞게 당구장이 열군데가 넘었으나 이제 다섯군데만 남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PC게임방에 밀려 절반 넘게 문을 닫았거나 게임방으로 업종 전환을 했기 때문이다.
PC게임방은 지난해 일곱군데나 새로 생겼다.

이곳의 한 게임방에서는 대학생 20여명이 PC통신과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대다수가 1, 2학년들이다. 그러나 인근 J당구장에서 당구를 즐기는 학생은 4학년 두명뿐이었다.

대학생들 놀이에서도 '세대차' 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저학년은 PC방과 DDR 등이 설치된 전자게임장으로, 고학년과 복학생들은 당구장으로 향한다.

당구장과 PC게임방을 함께 운영한다는 양명숙 (45)
씨는 "신입생들이 당구를 별로 즐기지 않아 PC게임방을 만들었다" 고 말했다.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주변도 마찬가지다. 20여곳의 PC게임방이 성업중이지만 당구장을 찾긴 쉽지 않다.

복학생 김영식 (24)
군은 "신입생들은 인터넷 외에는 관심이 없는 것같다" 며 "취업준비에 바쁘지만 그래도 고학년들이 당구장을 찾는 바람에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대학마다 여학생수가 크게 늘면서 남녀학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방과 전자게임장도 N세대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대학가 주변 상인들은 "인터넷 세대들이 늘면서 대학가 점포들의 모습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고 말했다.

대구 =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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