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중국 ‘밀수왕’ … 시진핑 악재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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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왕 라이창싱

중국의 ‘밀수왕’ 라이창싱(賴昌星·53) 전 위안화그룹 회장이 캐나다 도피 12년 만에 중국으로 송환된다. 그가 부정부패를 벌였던 푸젠(福建)성은 상하이방 계열의 자칭린(賈慶林·가경림)·시진핑(習近平·습근평)·허궈창(賀國强·하국강) 등 정치국 상무위원 3명이 성장급 이상의 고위직으로 근무하던 곳이다. 따라서 라이가 중국 법정에서 폭탄 발언을 할 경우 상하이방이 타격을 받는 등 차기 권력구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캐나다 오타와 소재 연방법원이 위안화그룹 밀수사건의 주범 라이를 중국으로 송환하라는 평결을 내렸다”며 “이르면 23일 라이의 신병을 인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라이는 1994년 위안화그룹을 설립한 뒤 5년간 석유·자동차·담배 530억 위안(약 8조6300억원)어치를 밀수하고 300억 위안(약 4조890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수배됐으나 99년 8월 가족과 캐나다로 도주했다. 주룽지(朱鎔基·주용기) 당시 총리는 이 사건을 ‘중국 최대의 경제사건’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부패 척결운동을 벌여 연루된 정·관계 인사 1000여 명을 처벌받게 했다.

 중국 정부는 2007년부터 라이의 신병 인도를 캐나다 정부에 요청해 왔으나 캐나다 정부는 라이가 송환되면 사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송환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송환하더라도 사형시키지 않겠다”는 이면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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