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되자 악화된 무좀 알고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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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서 손을 내 놓기가 부끄럽다. 얼마 전부터 몸매 관리를 위해 수영을 배운 뒤 손에 물집 같은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며칠 지나면 없어지려니 생각했지만, 한 달여가 지나도록 없어지지 않고 있다.”

이름 모를 피부트러블이 생긴 K씨(33, 여)는 최근 더운 날씨가 이어지자 증상이 악화되어 무좀으로까지 오해받자 결국 병원을 찾았다. 전문의는 그녀의 손에 생긴 피부염은 이름도 생소한 ‘한포진’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한포진은 피부에 작은 물집이 생기는 비염증성 수포성 피부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다한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잘 생기며 대부분의 경우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가 다시 재발되기를 반복하는 게 특징이다.

아스피린의 내복, 경구피임약 등 약제, 니켈, 크롬 코발트 등 금속이나 화학물질, 흡연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간혹 무좀이나 습진과 비슷해 오해받기도 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질환으로 봐야 한다. 우선 습진은 전염성은 없지만 한포진의 경우 함부로 물집을 터뜨리면 옮을 수 있으므로 손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무좀과 치료약이 다르므로 임의로 약국에서 무좀약을 구입해 바르면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문제는 이 한포진이 발병해도 처음에 심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포진은 초기에는 그리 심하지 않은 습진이나 무좀으로 보이기도 하며, 증상이 좋아졌다가 다시 악화되기를 반복하므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습진이나 무좀과 비슷하다 하더라도 증상이 쉽게 없어지지 않거나 약을 쓰려고 생각했다면 먼저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질환명을 알아야 한다. 또한, 한포진은 거의 모든 연령대에게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약품을 많이 만지는 미용사, 간호사, 귀금속 가공사들에게 유발되기 쉽다.

이에 황문제 한의사는 “습진이나 무좀, 한포진을 비롯한 피부질환은 면역기능이 이미 떨어진 뒤에는 항원을 성공적으로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재발되기 쉽다”며, “인체 내의 순환과 장부의 기능을 살려 면역력을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정리 : 정은진(j2lleunjin@jcube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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