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잘 못 알려진 운동상식 - ① 아파야 운동이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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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재활의학

선수들이나 일반인이나 잘 못 알고 있는 운동상식이 있다. 아파야 운동이 된다거나, 땀을 많이 흘려야 운동 효과가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운동은 잘해야 몸의 보약이지, 잘못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운동을 오래, 힘들게, 아프게 하는 등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

하나, 운동을 할 때 아프다는 것은 좋은 징조일까?

상식적으로도 아프면 안 된다. 이것은 곧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운동 시 통증이 생긴다는 것은 운동을 하는 조직들이 너무 늘어나서 신경 조직에 자극을 준다거나, 조직들이 서로 눌려 신경 조직이 눌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레그프레스(Leg Press)운동을 할 때, 무릎의 방향이 안쪽으로 휜 상태로 있으면 무릎 안쪽의 조직(내측인대, 거위발 모양 힘줄 등)들이 늘어나게 된다. 처음 몇 회는 견디겠지만 반복될수록 고무줄이 늘어나서 느슨해지듯이 무릎 안쪽 구조물이 느슨해지며, 그 속에 있는 통증 섬유들이 자극을 받아 아프게 된다. 결국 통증이 있는 운동은 잘못된 운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치료사에 의한 치료를 목적으로 한 운동은 통증이 발생해도 무방하다. 예를 들어, 어깨 근육이 굳어 오십견이 온 경우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통증이 온다. 이것은 굳은 조직을 풀어야 하는 치료 목적의 운동이기 때문에 통증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 통증은 참아야 하는 것이다. 특히 혼자 하는 운동일 때 참아야 하는 건지 참지 말아야 할지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의사나 치료사에게 문의한 뒤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증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지긋지긋한 존재이다. 하지만 통증은 신이 인간에게 준 커다란 선물이기도 하다.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말없이 죽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증은 우리 몸에서 발생하며, 세포에 분포하는 신경에 의해 감지된다. 세포에 병이 생기면 신경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신체 조직이 어긋나서 신경이 눌리면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신경은 혈관처럼 우리 몸 속 구석구석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따라서 우리 몸의 어느 한 부분이 망가지기 시작하면 통증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신경이 많이 분포하는 곳, 적게 분포하는 곳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모든 곳에 신경이 있어 신체 조직이 원활하게 느끼고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신경은 크게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으로 나누는데, 감각신경은 아픔, 저림, 뜨거움, 차가움, 움직임, 누르는 느낌 등을 느끼게 하고, 운동신경은 그 조직을 움직이게 한다. 바로 이 감각신경이 아프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조직이 망가져 죽어가도 모르게 된다.

사람이 아픔을 느끼면 몸에 이상이 있음을 알아차리고 통증을 느끼지 않는 방향으로 행동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화분을 들다가 허리 디스크가 삐져 나와 신경을 누를 때 사람의 몸은 이 자세를 피해 디스크가 더 나오지 않게 신경이 눌리지 않는 방향으로 몸을 틀게 되는 것이다. 결국 통증의 결과로 몸을 관리하기 시작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통증이 있는 운동은 잘못된 운동이기 때문에 통증 없이 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 근육통은 운동으로 풀어야 한다?

운동을 안 하다가 모처럼 운동을 다시 시작했을 때, 다음날 여기저기 근육이 쑤시는 경험은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이다. 운동선수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훈련을 시작하면 여기저기 근육통이 발생한다. 이것을 지연성 근육통이라고 한다. 이것을 운동으로 풀어야 한다고 아픔을 참고 운동을 하기도 한다. 참 어리석은 일이다. 지연성 근육통은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다. 운동 후 24􀅭48시간 내에 나타나는 근육 손상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근육의 편심성 수축(근육의 길이가 늘어난 상태의 근육 수축, 일반적인 근육의 수축은 근육 길이가 짧아지면서 수축하는 동심성 수축이다) 후에 나타나는 근육의 손상이다. 현미경을 통해서 근육의 조직을 보면 근육에 피멍이 들어 있고 눈에 보이지 않게 미세한 파열(찢어짐)이 보인다.

이 현상으로 나타나는 통증은 보통 2일 정도 지나면 사라지지만 근육은 손상된 채로 남게 된다. 손상된 근육은 흉이 지게 되고 따라서 뭉치고 굳어버린다. 뭉치고 굳어버린 근육은 그만큼 근육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고 범위가 넓어지면 근육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안 하던 운동을 할 때 지연성 근육통이 발생하는지 잘 살피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근력이 키워지는데 안 생길 수는 없겠지만 최소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생기면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나 냉찜질 등을 하여 염증을 줄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근육이 유착되지 않는다.

그리고 더 큰 운동을 위해 편심성 근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근육 운동은 동심성 수축이다. 동심성 수축이란 아령을 들고 팔꿈치를 구부리는 동작, 즉 이두박근을 강화시키는 운동, 알통이 나오면서 근육이 짧아지는 운동이다. 이 근육 운동은 어떤 동작을 만들어내는 운동인 반면, 팔을 펴면서 아령을 내리는 동작을 할 때에도 이두박근은 수축을 한다. 이것은 근육의 길이가 늘어나면서 수축을 하는 편심성 운동이다. 이 근력 운동은 근육이나 관절을 다치지 않게 근육이 수축하여 부상 예방에도 필요한 근육 운동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편심성 근육 수축 운동을 하여 부상을 예방하는 데 힘써야 하고 이때 발생하는 지연성 근육통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대한재활의학회 제공>

도움말 주신 분들
: 나영무 (재활&스포츠의학전문 솔병원), 배하석 (이화여대 서남병원), 임길병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박시복 (한양대학교병원), 김돈규 (중앙대학교병원), 이태임 (분당제생병원), 이시욱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 가까운 재활의학과 진료병원에 관한 정보는 대한재활의학회 홈페이지 (http://www.karm.or.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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