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전 영국왕-히틀러간 전보 첫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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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30년대중 당시 영국 국왕 에드워드 8세의 한 측근이 간직했던 서류들이 1일 공개됐다. 이중에는 에드워드 8세가 미국인 이혼녀 윌리스 심프슨 여사와 결혼하기위해 퇴위한 직후, 즉 제 2차 세계대전 발발전에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와 주고받은 전보 2통이 포함되어있다.

에드워드 8세의 변호사 월터 몽크턴의 개인문서들중에서 나온 10개 상자분량의 이들 서류는 에드워드 8세의 지난 1936년 퇴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갈망하고 있는 역사가들 사이에 잠시동안이나마 동요를 불러일으켰다.

옥스퍼드 대학 보들리 도서관이 공개한 이들 서류는 에드워드 8세와 히틀러간의 전보들외에는 새로운 정보가 거의 담겨져 있지 않다. "2차대전 발발직전 히틀러에게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에드워드 8세의)
전보 1통과, 평화는 독일이 아니라 영국측에 달려있는 문제라고 응답한 히틀러의 전보 1통이 있다"고 옥스퍼드 대학 정치학교수 버넌 복대놀이 밝혔다. 그는 또 "에드워드 8세가 조국에 대해 어떤 반역행위를 했음을 보여주는 여하한 증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컬렉션의 일부인 편지 한 묶음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 편지는 오는 2037년까지 미공개로 남아있게됐다. "이것은 마치 이 컬렉션에서 왕관의 보석들이 빠져버린 듯한 느낌을 준다"고 역사가 앤드루 로버츠는 지적했다.

에드워드 8세는 심프슨 여사와 결혼하기로 결심하고 퇴위하기 앞서 한때 그녀를 왕비로 만들기를 잠시 바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로맨스는 영국의 전통주의자들과 성공회 지도자들에게 커다란 당혹감을 안겨줬다. 퇴위를 강요받은 에드워드 8세는 결국 윈저공이, 심프슨 여사는 윈저공작부인이 됐다.

로버츠는 이번에 공개에서 제외된 편지들중에는 지난 1940년 이들 윈저공 부처와 버킹엄궁간의 반목을 증언해주는 편지 1통이 포함되어있을 것이라고 추측했으나 옥스퍼드 대학측은 이를 부인하면서 문제의 편지는 이미 공개됐다고 말했다.

심프슨 여사에 대한 "에드워드 8세의 한결같은 애정의 강도와 깊이"를 평가하지 않고 에드워드 8세 퇴위위기를 이해하기란 어려우며, 심프슨여사는 에드워드 8세에게 있어 "완전한 여성"이었다고 몽크턴은 말한 바 있다.

버킹엄궁이 지난 1949년 1월 몽크턴에게 보낸 편지 1통이 에드워드 8세 퇴위 당시 총리였던 스탠리 볼드윈의 문서들 가운데서 발견됐다. 에드워드 8세 퇴위 수개월전에 쓰여졌고 심프슨 여사의 서명이 들어있는 이 편지에는 "개인적으로 지극히 유감스럽지만, 심프슨부인은 폐하와 결혼할 의도를 포기한다고 발표하기를 원합니다"라는 글이 쓰여있었다. 이 편지는 결코 공개된 적이 없었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런던 AP=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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