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신혼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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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을 소재로 했으면서도 굳이 포스터의 제목에'身魂旅行' 이라는 '엉터리'한자를 나란히 쓰고 있는 것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 스릴러 요소가 강한 코미디이다. 나홍균(39)감독의 데뷔작. 탄탄한 구성과 빠른 극 전개로 소재의 진부함을 어느 정도 커버하면서 부담없는 웃음과 재미를 준다. 여러 커플이 엮어 내는 다양한 베드신이 웃음을 자아내지만 남발한다는 느낌도 든다.

같은 호텔, 같은 관광코스를 택한 신혼부부 7쌍.주인공 김준호(차승원)부부, 남편 몰래 옛 애인의 신혼여행 일정에 맞춘 신부, 일에 쫓겨 7년만에 처음 휴가에 나선 경찰관 최편식(황인성)부부, 여행사 직원의 착오로 신혼부부 팀에 끼게 된 중년부부가 있다. 여기에 신혼부부들의 방만을 노리는 도둑 2명이 가세한다.

도입부는 이들이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벌이는 섹스장면으로 장식된다. 남편이 헉헉대며 '됐어?' 라고 물으면 부인이 '몰라예~' 라고만 거듭하는 부부도 있고 너무 열심히 하다 '쌍코피' 터지는 부부도 있다.

그날 밤 이들은 함께 어울려 질펀한 술판을 벌이는데 김준호가 그만 술에 취해 남의 방으로 들어가 주고은(정선경)과 관계를 맺는다. 이튿날 김준호는 눈알이 빠진 채 낚시꾼의 낚시에 걸려 올라오고, 김준호의 눈은 도둑들이 훔친 보석함에서 발견된다.

이후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관객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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