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IMF 첫 여성 총재 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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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제통화기금(IMF)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재가 탄생할 전망이다. 성추행 스캔들로 사임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뒤를 이을 새 IMF 총재로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55·사진) 프랑스 재무장관이 선출될 예정이라고 AP 등 외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MF 이사회는 28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본부에서 회의를 열어 차기 총재 선출을 확정한다.

 회원국들의 의중을 알아보기 위해 27일 실시된 예비투표에서 라가르드는 경쟁 후보인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를 큰 차이로 꺾은 것으로 알려졌다. 32%의 투표권을 점유하고 있는 유럽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이다.

 개별 국가로는 가장 많은 17%의 투표권을 갖고 있는 미국 역시 겉으로는 중립을 선언했으나 암묵적으로 라가르드를 지지했다는 게 정설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IMF 총재는 유럽,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이라는 암묵적 합의를 깰 필요가 없다. 한국·이집트·인도네시아 등도 라가르드를 지지한다. 반면에 인도·브라질 등 신흥 강국들은 서로를 라이벌로 여겨 (유럽 외에) 다른 국가에서 총재가 나오는 것을 두려워한다”며 라가르드의 승리를 예상했다.

 27일 중국이 라가르드 지지 의사를 밝히며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굳어졌다. 원자바오(溫家寶·온가보) 중국 총리와 함께 영국을 방문 중인 저우샤오촨(周小川·주소천) 인민은행장은 라가르드에 대해 “조용하지만 전적인 지지”를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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