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바꾸는 사회] 4. 사이버공간…'새 공동체' 역할 할까

중앙일보

입력

우리 사회는 2000년대를 맞아 이중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세기에 우리를 괴롭혔던 과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새 밀레니엄의 과제들이 다가오고 있다.

이같은 두개의 비동시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21세기의 기준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가치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중앙일보가 새천년준비위원회.Cyber중앙과 공동으로 연중기획 ''21세기로 맞추자'' 를 마련하고 2월의 주제는 ''정보가 바꾸는 사회'' 로 잡았다.

마지막 주의 쟁점은 ''사이버 공간, 무너지는 공동체를 복원할 새로운 대안인가'' 이다.

독자 여러분은 인터넷(www.joins.co.kr) ''21세기로 맞추자'' , (code21.joins.co.kr), 또는 팩스(02-751-5228) 로 좋은 의견을 보내주시기 바란다.

[문제제기]

아파트의 옆집에서 사람이 숨져 나가도 알지 못하는 게 요즈음이다. 이같은 현실을 한탄하는 목소리에선 잃어버린 ''공동체'' 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정보화사회의 발전은 이렇게 무너지는 공동체 대신에 사이버 공간이 산업사회의 기능적 분업과 대중사회의 익명성 속에 무너져 내린 공동체를 복원해 낼 새로운 프런티어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이버 공간은 그렇다면 먼 이방인까지도 ''우리''의 친밀함 속으로 끌어올 수 있는 새로운 사교장인가.

아니면 얼굴과 피부가 맞닿는 현실적 만남을 e-메일과 채팅으로 대체해 고독한 ''사회적 미아''를 양산해 내는가.

그래서 우리는 다시 묻는다. 사이버 공간은 현실공간의 위계적 권위구조와 경계를 무너뜨려 현실 사회까지 민주화하고 개방시키는 촉매가 될 것인가, 아니면 온라인 언어폭력과 성폭력이 난무하고 스팸메일과 상업화한 이기주의가 득실거리는 또 다른 왜곡된 억압공간이 될 것인가.

이재열 <서울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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