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업주 강도 때려눕혔지만…경찰 '위험천만'

미주중앙

입력

주유소와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가 자신의 가게에 침입해 돈을 요구하는 흑인 강도를 제압해 경찰 체포에 기여하는 흔치않은 일이 발생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버링톤시 경찰은 지난 22일 자정 무렵 버링톤시 웹 애비뉴와 에버렛 스트리트 인근 한 주유소 주차장에서 마커스 워커를 강도 및 마리화나 소지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워커는 이 주유소 마켓 문 앞에 서있는 최모씨 뒤에서 "총이 있다. 지갑을 내놓으라"고 협박했으나 최씨는 이 남성이 총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용의자를 저지하기 시작했다. 이후 최씨는 용의자를 가게 안으로 끌고 들어가려 했고 용의자는 도망가려고 하면서 난투극이 벌어졌으며 결국 최씨는 용의자를 제압했다.

경찰 측은 주유소 고객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했을 때 최씨가 이미 주차장에서 용의자를 땅에 눕힌 채로 잡고 있었다고 밝혔다.

최씨와 워커는 모두 타박상과 찰과상 등의 부상을 입었으며 용의자에게는 7만5000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최씨의 행동이 다소 위험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용의자와 맞서다가 더 큰 화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범죄 심리학 전문가들은 최씨의 이 같은 행동이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로 최씨가 자란 곳의 문화적인 배경을 꼽았다. 두 번째로는 가게를 운영하며 늘 위험에 노출돼 있는 등 각종 스트레스의 자극에 대한 교감 신경 반응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잠재의식에 따라 거의 본능적인 반응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변 안전 측면에서는 용의자와 맞서는 것보다는 용의자의 인상착의 자동차 표지판 등을 확인 후 곧바로 911에 신고전화를 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라며 "경찰은 용의자를 때려 눕히는 영웅적인 행동보다는 목격자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우 기자 swp@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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