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전설' 목사 되다

미주중앙

입력

이병일(60) 목사. 같은 이름의 다른 사람인가 싶었다. 수소문 해보니 그가 맞다. 82년 '이병일 피아노'를 설립해 10여년간 악기 업계의 전설로 불리던 그 사람이다.

이 목사는 지난달 목사 안수를 받았고 지난 5일 LA한인타운내 '열린마음교회' 담임목사로 임직했다.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하던 그는 "내 인생이 어려운 이들에게 용기가 된다면"이라는 전제하에 취재에 응했다.

지난 30년간 그의 이야기는 10년을 주기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피아노 업체를 운영하던 30대 "방향은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 연매출 1500만달러의 성공을 거머쥐었다. "교만했고 방만하다가" 한순간 무너졌다. 94년 파산한 뒤 10년을 아파했다. 이혼했고 방황하는 아들 때문에 애를 태웠다. 아들을 바로잡으려 예배당에 엎드렸다. 울면서 기도했고 믿음을 얻으니 다시 일어설 용기도 생겼다.

그리고 지난 10년은 제자리를 찾으려 노력했다. 공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던 그가 예순을 앞두고 신학교에 입학해 목사가 됐다.

목사가 됐지만 5년전 설립한 부동산 업체는 계속 운영한다. "도와주고 싶은 이들이 너무 많고 교인들 헌금에 의존하고 싶지 않아서"다.

30년간 굴곡을 겪은 그는 지금이 가장 이병일 답다고 고백한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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