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 동대문 배우기 열풍

중앙일보

입력

백화점들이 경쟁적으로 동대문시장 배우기에 나서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동대문 상가들이 한국의류시장의 실리콘밸리로 평가받을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자 그동안 재래시장을 한 수 아래로 보던 백화점들이 동대문 의류상가들의 성공사례 배우기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동대문 의류전문 쇼핑몰인 두산타워, 프레야타운, 밀리오레 등에 최근 외국관광객과 교수.학생에 이어 외국 의류상인들까지 견학을 다녀가는 등 대외 인지도에서 이들 상가가 유명 백화점을 앞섰다는 평까지 나오자 아예 매장을 `동대문식'으로 꾸민 곳까지 있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26일 임원과 영업팀장, 바이어 등 모두 23명의 자체 전문가로 시장조사팀을 꾸려 동대문 의류쇼핑몰 견학에 나선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분당점 점장인 성영목 상무를 비롯해 마케팅 담당이사, 부장. 차장급 영업팀장 등이 모두 참여해 시장조사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동대문시장 배우기에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조사팀은 동대문 의류시장이 가장 바쁜 시간인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1시까지 시장 구석구석을 돌면서 상인들로부터 매장구성과 상품판매 노하우, 성공사례 등을 수집해 백화점 운영에 활용할 예정이다.

삼성플라자는 우선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2천평 규모의 신세대 패션점을 동대문식으로 꾸며 분당점 인근에 개점할 예정이다.

동대문시장 배우기에는 신세계도 적극적이다. 신세계는 최근 인천점 지하 1층 500평을 동대문 의류전문 쇼핑몰을 모방한 `젊은 디자이너들의 천국'이란 의류매장으로 개편했다. 이 매장에는 1.5평 규모의 소형점포 94개가 입점해 있으며 야간 고객유치를 위해 영업시간도 백화점보다 2시간 연장한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조정했다.

신세계측은 또 10대 후반에서 20대층을 겨냥한 이색 점포들을 도입하고 유능한 젊은 디자이너 유치를 위해 일정 수수료만 받고 매장을 임대해주고 있다. 특히 신세계는 월 3만원의 공동물류비만 내면 매장까지의 물류문제를 회사측이 책임지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정섭기자 comcat@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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