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민투표..."인터넷 여과장치 반대"

중앙일보

입력

미국 미시간주의 한 작은 도시가 22일 공공도서관 컴퓨터의 인터넷 여과장치 설치 문제를 놓고 역사적인 주민투표를 실시, 반대 결정을 내렸다.

인구 3만1천명의 소도시 홀랜드 주민들은 미 대선 공화당 예비선거와 함께 실시한 이날 투표에서 찬성 4천400표, 반대 3천600표로 인터넷 여과장치 설치 제안을 부결시켰다.

인터넷의 유해한 웹사이트들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제안된 공공도서관컴퓨터의 인터넷 여과장치 설치 문제는 현재 미 전역에서 한창 논의되고 있으나 주민투표가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지역의 공공도서관 컴퓨터에는 이미 인터넷 여과장치가 설치돼 있는데, 여과장치를 설치할 경우 청소년들은 포르노 사진을 띄우는 음란 사이트나 폭력과 증오를 미화하는 사이트 등에 접속할 수 없게 된다.

인터넷 여과장치 설치 반대 단체인 ''인터넷 접속을 위한 패밀리''의 섀넌 개러트 회장은 투표결과에 환영을 표시하면서 "표현의 자유 문제가 많은 투표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대론자들은 인터넷 여과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종종 합리적인 사이트의 접속까지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찬성론자인 ''자녀보호를 위한 홀랜드주민투표 찬성'' 단체의 로리조 스케이페어스 대변인은 "이번 패배가 결코 도서관 컴퓨터에 인터넷 여과장치를 설치하려는 우리의 싸움을 끝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식을 둔 어머니로 인터넷 여과장치 설치를 옹호하는 캐럴린 스코비씨는 한번은 도서관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던중 포르노 사진들이 갑자기 나와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면서 "나에게 일어날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시간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인터넷 여과장치 설치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글:[홀랜드(미 미시간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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