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엿보기] 비좁은 매장 복도 매출증대 효과

중앙일보

입력

서울 동대문시장 주변 신흥상가로 재래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밀리오레.

초현대식 시설에다 신세대 취향에 맞는 의류제품으로 일본 유통업체가 벤치마킹 하러 올 정도로 성공한 상가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상당수의 고객들은 불편을 호소한다. 통로가 비좁기 때문이다. 서너사람 정도가 몸을 부딪치며 겨우 걸을 수 있을 정도다.

실제로 매장의 복도 폭은 1.6m에 불과하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5m가 넘는다. 대다수의 일반 유통업체도 3m 이상은 된다. 이에 비하면 밀리오레의 통로 폭은 업계 평균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밀레오레는 고객들의 '원성' 에도 불구하고 오는 6월 개장하는 서울 명동점의 복도폭도 1.6m를 고수하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복도폭이 좁을 수록 고객들이 매장에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나 매출이 증가한다는 계산이다.

밀리오레 관계자는 "고객이 우리 매장에 체류하는 시간이 다른 유통업체에 비해 평균 30% 정도 긴 것으로 분석됐다" 고 밝혔다.

복도를 좁게 만든 데는 주 고객층인 신세대 소비자들의 군중심리도 큰 요인이 됐다.

젊은 층은 한적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쇼핑을 즐기는 중장년층과 달리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북적대는 매장을 선호한다는 것.

고객의 매장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전략은 백화점 등 다른 유통업체도 종종 즐겨 사용하는 마케팅기법의 하나다.

미도파 상계점 등 대다수의 백화점들은 에스컬레이터 주변을 둘러싼 매장과 에스컬레이터 사이의 안쪽 복도를 없애버려 고객이 매장 전체를 돌게끔 하는 등 '지연장치' 를 곳곳에 숨겨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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