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색 경제’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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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맞아 발행한 5위안짜리 기념주화. [상하이데일리 웹사이트]

다음 달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중국 공산당 혁명 성지 순례 관광이나 기념주화·우표·서화 등을 판매하는 ‘홍색경제(red economy)’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공산당 혁명 성지 순례 관광 열기다.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의 혁명 근거지였던 장시(江西)성 징강산(井岡山)과 산시(陝西)성 옌안(延安), 마오의 고향인 후난(湖南)성 사오산(韶山)이 대표적 순례지다. 이들 혁명 성지를 찾는 관광객은 올해 국내 관광객의 20%에 달하는 4억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지방정부와 여행사들은 기념박물관·열사기념관 등을 묶어 혁명 성지 순례 관광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 같은 ‘홍색관광’ 매출액은 지난해 7000억 위안(약 118조원)을 기록했다.

 중국 공산군을 뜻하는 홍군(紅軍)과 팔로군 군복은 없어서 못 빌릴 지경이다. 대여비도 배로 뛰었다. 중국 정부기관과 국영·민간 기업들이 7월 1일을 전후해 공산당 혁명가요인 훙거(紅歌) 부르기 대회와 훙거 파티 등을 열며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훙거 부르기가 유행하면서 CD 등의 판매도 전달에 비해 급증했다.

 소장 가치가 있다는 이유로 기념주화와 우표도 인기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창당 90주년을 기념해 16일 발행한 5위안(약 840원)짜리 기념주화 6000만 개가 30분 만에 매진됐다. 기념주화를 사기 위해 전국 주요 대도시에서는 은행 문을 열기도 전부터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1인당 구매 수량을 1개로 제한했지만 주화는 몰려든 인파에 금세 동났다. 직경 3㎝의 기념주화는 앞면에 중국 국가 휘장, 뒷면에 공산당 휘장과 당기(黨旗), 창당 90주년을 뜻하는 숫자(1921~2011)가 새겨져 있다.

 경매업체 베이징바오리(保利)는 ‘창당 90주년 중국 근·현대 서화전’을 열어 3000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경매에서 중국 유명 화가 리커란(李可染)이 국·공 내전을 주제로 그린 ‘창청(長征)’이 1억 위안(약 168억원)에 팔려 중국 근·현대 서화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마오에 대한 추모 열기도 덩달아 달아오르면서 탄생 110주년 기념 우표는 5월에 105위안이던 가격이 한 달 만에 190위안으로 뛰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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