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가짜 개인정보 판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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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도 않은 주민등록번호와 신용카드번호가 사이버공간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2일 PC통신과 인터넷 이용자들에 따르면 PC통신회사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등록할 때 해당 업체에서 요구하는 주민등록번호나 신용카드번호를 허위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 10여개가 도스용과 윈도용으로 배포돼 사용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를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의 경우 실제 생년월일을 입력하지 않고 무작위로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사용가능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조합해 준다.

주민등록번호 생성기라는 프로그램 ''K-CODE''의 경우 원하는 생년월일만 넣어주면 존재하지도 않은 주민등록번호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CTZNNUM''이란 프로그램도 생년만 입력하면 사용가능한 주민등록번호 10여개를 동시에 알려준다.

특히 신용카드번호제조기는 별다른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무한대의 신용카드번호를 만들 수 있어 실제 사용하는 카드번호와 일치할 경우 억울한 피해자가 생겨날 수 있다.

이같은 프로그램들은 PC통신이나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다운받을 수 있어 해킹이나 청소년들이 음란물 사이트에 접근하기 위해 이용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발생도 우려된다 .

컴퓨터동아리에서 활동중인 정근모(21)씨는 "사이트 관리자들이 요구하는 개인정보를 사실 그대로 올릴 경우 개인정보가 유출돼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들을 사용하고 있다"며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대책 마련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이들 프로그램이 범죄에 이용됐다고 보고된 사례는 아직까지는 없다"며 "범죄에 이용됐다면 수사하겠지만 아직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규제방안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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