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Global] 미국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하는 최준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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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부 최초 한인 시장을 지낸 최준희(40) 전 에디슨 시장이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한다. 뉴저지주에서 다섯째로 인구가 많은 에디슨 시장으로 활동하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던 그다. 최 전 시장이 출마할 곳은 미들섹스·유니언·서머싯·헌터돈 카운티 등을 포함한 제7선거구. 현역 의원은 공화당 레오날드 랜스다. 민주당은 ‘젊음’ ‘개혁’을 상징하는 최 전 시장을 후보로 내세워 의석을 빼앗아 오겠다는 전략이다.

글=뉴욕중앙일보 정승훈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출마 계기는.

사진=강정현 기자


“3월 전미민주당위원회로부터 출마 제의를 받았다. 처음에는 놀랐지만 에디슨 시장을 하면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 등을 토대로 좀 더 나은 미국을 만들고자 출마를 결심했다.”

●2009년 예비선거 패배 후 2년 만의 정계복귀다.

 “선거는 패했지만 결혼과 함께 행복했던 삶을 찾았고 바쁘게 달려온 나를 돌아보는 중요한 시기였다. 그래서 민주당의 제의를 받았을 때 처음엔 아직 이르지 않나 생각했다. 하지만 정치인 최준희가 가진 경험과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받아들였다.”

●부담감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특히 선거자금 모금이 그렇다. 적어도 100만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 치열했던 선거로 알려진 2006, 2008년 당시 민주당은 3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모았다고 한다. 선거자금은 정치인의 능력을 대변한다. 돈을 빨리, 그리고 많이 모을수록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구체적인 모금 방안이 있나.

 “‘EMILY’라는 말이 있다. ‘Early Money is like Yeast’, 즉 돈이 빨리 모일수록 이스트를 넣은 빵처럼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사람과 만나 취지를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한인들은 언제나 조기 투자자가 돼줬다.”

 7선거구는 1980년 공화당 마지 루키마 의원이 당선된 뒤 한 번도 민주당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또 인구 67만 명 중 백인이 79%에 달하고 아시안은 11%에 불과하다. 최 전 시장에게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본선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7선거구도 변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민주당원(현재 11만4060명)이 급증하면서 공화당원(10만2020명)을 앞질렀다. 지난 30년 동안 계속된 공화당 리더십에 흥미를 잃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커뮤니티 이슈를 파악하고 진정성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선거캠프 분위기는 어떤가.

 “겉은 평온해 보이지만 절박함이 있다. 연방 하원의원은 미국에서 435명밖에 없는 중요한 자리다. 7선거구에는 에디슨보다 7배 이상 많은 유권자가 있다. 내 결정 하나가 수십만 명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에디슨 시장 선거 때와 비교한다면.

 “5~6년 전에는 지금보다 경제 상황이 훨씬 좋아 모금에 어려움이 없었다. 목표액도 지금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었고. 사람들은 출마를 선언하면 2~3개월 만에 당선이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커뮤니티 활동이 없는 정치인은 배출될 수 없다. 난 에디슨 시장이 되기 위해 1999년부터 준비를 했다. 시장 경험은 하원의원으로서 역량을 펼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최 전 시장은 경기 회복을 최대 이슈로 꼽으며 소규모 비즈니스 활성화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하는 미국을 만들겠다고 얘기했다. 또 에디슨 시장 때부터 강조한 교육환경 개선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7선거구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인가.

 “역시 경제와 교육이다. 빚을 줄이고 소규모 비즈니스 활성화를 통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 교육환경 개선에도 앞장설 것이다. 모든 학생에게 공평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본선거에서 대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레오날드 랜스 현 의원에 대한 평가는.

 “그는 스스로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저버리며 등을 돌렸다.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정치적인 신념과 가치를 버린 사람이다. 그도 미 정치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최 전 시장은 미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뉴욕 타임스는 2005년 그를 ‘민주당의 떠오르는 별’이라고 평가했으며, 존 위스니스키 뉴저지주 민주당 위원장도 “7선거구 하원의원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며 그의 능력을 인정한 바 있다.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면 한인 커뮤니티에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가장 중요한 역할은 위기에 빠진 미국을 다시 살리는 것이다. 내가 하원의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한인 커뮤니티도 당연히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의 지지에 감사하는 마음은 절대 잊지 않겠다.”

●정치인 최준희의 마지막 목표가 궁금하다.

 “나는 이민자의 아들로 미국에 와 30여 년 뒤 하원의원에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일단은 내년에 워싱턴 DC에 입성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최준희

세 살 때인 1974년 이민 와 에디슨 JP스티븐스 고교와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에서 공공정책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빌 브래들리 민주당 대선후보 캠페인 본부에서 활동했으며 2006~2010년 에디슨에서 미 동부 최초 한인 시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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