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공 격렬시위…중국 발빠른 수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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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에서 최근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정부와 사회에 대한 소외 계층의 불만이 폭력 사태로 표출되고 있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쩡청(增城)시에서 부당한 처우와 낮은 임금에 불만이 쌓인 쓰촨(四川)성 출신 농민공 1000여 명이 12일 밤 경찰서를 습격하고 경찰차를 뒤집는 소란을 일으켰다. ‘쓰촨성 출신 임신부가 치안요원에게 두들겨 맞았다’ ‘임신부가 유산했다’는 정체불명의 유언비어까지 나돌면서 농민공들을 자극했다.

 다음 달 1일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농민공들의 과격 시위에 놀란 중국 당국은 12일 장갑차까지 동원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13일 저녁부터는 일반인들의 통행을 제한하고 무장경찰 1000여 명을 길목에 배치했다. 쩡청시 쉬즈뱌오(徐志彪) 당서기는 13일 피해자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위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앞서 지난 10일 쩡청시의 신탕진에서 쓰촨성 출신의 여성 농민공 왕롄메이(王聯梅·20)가 단속요원에게 밀려 쓰러지자 행인들이 삽시간에 몰려들어 시위 사태로 이어졌다. 왕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돼 안정을 취하고 있다.

홍콩 명보(明報)는 14일 “신탕진 거리에서 평소 노점상들에게 돈을 뜯어내곤 했던 치안대 직원들이 노점상을 단속하면서 임신부를 밀어 넘어뜨리자 사태가 커졌다”고 전했다. 지난 6일 광저우시에선 농민공 200여 명이 동료의 임금 체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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