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수영스타 이언 서프 '음식물 경계령'

중앙일보

입력

"딱. "

이언 서프(17.호주)가 캔음료를 따자마자 코치와 가족들이 모여 들었다. 내용물이 약물검사와 무관한 것인지를 염려하는 '검열' 이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토종 올림픽 스타' 를 꿈꾸고 있는 10대 수영 영웅 서프는 코치와 가족들의 철저한 관리 때문에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다.

그가 먹는 대부분의 음식은 어머니가 만들며 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 자칫 잘못해서 약물검사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 '공든 탑' 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 지난 2년간 4백m자유형.8백m계주 세계신기록(롱코스)과 2백m자유형(쇼트코스) 세계신기록을 세운 명실상부한 '자유형 1인자' 지만 그의 하루하루는 전혀 자유롭지 못한 셈. '

실제로 지난주 독일 베를린 월드컵대회(쇼트코스)에서 서프가 소변검사 대상에 선정되자 호주팀 돈 탤벗 코치는 이의를 제기하며 "출전을 거부하겠다" 는 등 과민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프는 이 대회에서 1백.2백.4백m자유형 금메달을 휩쓸었다.

지난 14일 시드니로 돌아온 서프는 "올림픽이 열리는 9월까지 매니저와 함께 특별 격리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 이라고 밝혔다.

호주올림픽위원회도 서프를 96년 애틀랜타 대회 때의 미국육상스타 마이클 존슨처럼 국가적 스타로 만들 심산이다. '골든 구스(황금거위)' 라는 그의 별명처럼 올림픽 개최지인 시드니의 보물인 셈이다.

이같은 '국가적인' 기대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서프는 "어느 누구의 기대도 올림픽금메달에 대한 나의 열망만큼 크지 않다" 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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