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번호판 가리고 도주한 강도, 테이프 흔적 남겨 들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테이프 접착제 흔적과 담배꽁초에 남은 DNA가 심야 골목길 강도사건의 범인을 잡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3일 이모(30)씨 등 2명을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 등은 지난달 5일 새벽 2시45분쯤 강남구 역삼동의 한 골목길에서 귀가 중이던 김모(26·여)씨를 위협해 현금 5만원과 신용카드 등이 들어 있는 손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를 받고 있다.

 이씨 등은 범행 직후 이씨의 여자친구가 렌트한 차를 타고 달아났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차량 번호판 양쪽에 청테이프를 붙인 채 CCTV가 설치된 도로를 빠져 나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CCTV 판독을 의뢰했다. 이씨 등이 미처 가리지 못한 번호판 세 번째 숫자가 ‘4’라는 사실과 차종, 출고연도 등이 확인됐다. 경찰은 수사 대상 차량을 360여 대로 좁히고 탐문수사를 벌이다 한 렌트 차량의 번호판에서 테이프를 붙였다 뗀 흔적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이씨 여자친구를 추궁해 지난달 30일 충남 보령에서 이씨 등을 검거했다. 검거 후 혐의를 부인하던 이씨는 경찰이 현장에서 수거한 담배꽁초에 묻은 DNA가 자신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에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충남에서 타고 다닌 차 안에서도 과도와 청테이프 등이 발견돼 추가 범죄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