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송은범 방패 위에 양현종 방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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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3일 프로야구 KIA-SK의 경기가 열린 인천 문학구장. KIA 선발투수 양현종(23)은 경기 전 “던질 수 있으니까요. 던져야죠”라고 말했다. 5월 31일 LG와의 경기에서 선발 2와 3분의 2이닝 동안 39개의 공을 던진 그는 이날 조범현 KIA 감독의 만류에도 “꼭 던지고 싶다”며 자원 등판했다.

 반대편 더그아웃에서는 SK 선발 송은범(27)이 오른손을 쫙 펴며 말했다. “쓸모가 없는 거죠. 던지지 않으면.” 오른 팔꿈치 부상 뒤 이날 1군 엔트리에 복귀한 그는 “설렌다”는 말로 22일 만에 경기에 나서는 소감을 전했다.

 두 에이스의 맞대결은 ‘명품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양현종의 판정승. 양현종은 5이닝을 3피안타·7탈삼진·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6승째를 따내며 다승 선두 박현준(LG·7승)에게 1승 뒤진 2위로 올라섰다. 비록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송은범도 나무랄 데 없는 투구를 했다. 6이닝 4피안타·6탈삼진·2실점(1자책)으로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승부는 KIA의 홈런 두 방으로 갈렸다. 0-0이던 4회 초 선두타자로 나온 이범호는 송은범으로부터 선제 결승 좌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높은 직구(시속 145㎞)를 놓치지 않았다. 타점 선두(46개)를 지킨 이범호는 시즌 11호로 홈런 공동 3위가 됐다.

 2-0으로 앞선 8회에는 김상현이 SK 세 번째 투수 윤희상에게서 좌월 2점 아치를 그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김상현은 이날 3안타·3타점을 올리며 컨디션 회복을 알렸다. 좌익수 수비에서도 8회 말 대타 박재홍의 홈런성 타구를 펜스에 몸을 부딪히며 잡아내는 투지를 보여줬다. 4-1로 이긴 3위 KIA는 3연승을 달리며 선두 SK와의 승차를 3경기로 좁혔다.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LG가 3-4로 뒤진 7회 이병규의 역전 결승 2점 홈런에 힘입어 롯데에 7-5로 이겼다. 롯데를 상대로 5연승한 LG는 시즌 전적에서도 7승 2패의 우위를 지켰다. 두산은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7회 선발요원인 김선우를 등판시키는 총력전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3이닝 1실점한 김선우는 2008년 국내에 데뷔한 후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두산 8년차 내야수 윤석민은 4회 결승 투런포로 프로 무대 첫 홈런을 장식했다. 최하위 넥센은 대전에서 홈팀 한화를 4-1로 누르고 한 달 만에 2연승을 기록했다.

인천=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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