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KBO 대립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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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협의회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TV생방송 토론프로그램에 출연, 각종 쟁점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의견 차이를좁히지 못했다.

10일 오후부터 11일 새벽까지 이어진 MBC-TV 시사토론프로그램 '정운영의 100분토론'에 나란히 출연한 선수협 강병규대변인과 KBO 이상일사무차장은 '실체를 인정하라'는 선수협의 주장과 '선수협을 해체하고 훈련에 복귀하라'는 KBO의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강병규대변인은 "프로야구 선수는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모두 구단에 저당잡힌현대판 노비"라며 "구단과 선수가 동등한 자격으로 프로야구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선수협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으며 이상일사무차장은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는 구단의 형편상 노조와 다름없는 선수협은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패널로 출연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김도형변호사는 "KBO와 각 구단은 헌법이 보장한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따졌으며 김응식 조선대 교수는 "수익사업으로 자리잡은 미국의 현실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며 선수협이 시기상조라는 KBO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허구연 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은 "이번 사태로 구단은 선수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면서 "KBO는 제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여 선수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방청객들과 전화 참여 시청자들은 대부분 "이번 사태가 원만히 해결돼 정상적인프로야구 경기가 치러지길 바란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이상일사무차장은 "선수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는 부분이 많다"고 인정하고"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개선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강병규대변인도 "선수협 선수들은 멋진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면서 "이번 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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