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정일 별장 근처 요트 포착…많기도 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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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강원도 원산의 선착장에 정박하고 있는 호화 요트 수가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최고위층이 사용하는 요트로 추정된다.
2009년 10월 4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하얀색 요트 6대가 정박해있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인다. 주변에 모터보트도 3대가 정박해 있다. 요트가 정박한 위쪽의 선착장에 있는 고기잡이배나 화물선과는 모양부터 다르다. 요트가 정박한 선착장 주변에는 높은 담이 둘러쳐져 있고, 잘 관리된 파란색 지붕의 건물이 선착장을 에워싸고 있다.

특히 6대의 요트 가운데 1대는 48m에 달하는 대형이다. 이 요트는 2009년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 위성사진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 대형 요트에서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야간 파티가 종종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원산 별장

원산에는 북한 전역 30여 곳에 산재한 김정일 별장 중 1개가 있다. 요트들이 발견된 곳에서 5~6Km 가량 떨어져 있다. 이 별장에는 요트들이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이 따로 설치돼 있다. 별장 앞 바다에는 외부 차단을 막는 보안용 경계망이 있다. 김정일이 요트를 타려할 경우 정박해있던 요트가 별장까지 가서 김정일을 태우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원산별장에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돌고래쇼를 볼 수 있는 아쿠아리움이 새로 건설되고, 돌고래 4마리를 수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북한은 그동안 외국에서 꾸준히 요트를 수입해왔다. 2009년엔 오스트리아의 한 회사가 1300만 유로 상당의 요트 2척을 북한에 수출하려다 이탈리아 정부에 적발됐다. 이 요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아지무트-베네티’ 조선소에서 제작한 것이었다. 당시 이탈리아 정부와 경찰은 "요트의 유형이나 북한의 사정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이 구매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밝혔었다.

식량난에 허덕인다는 북한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요트를 비롯해 최신형 벤츠 승용차와 그랜드 피아노, 코냑과 위스키, 기쁨조를 위한 탭슈즈, 영사기, 항해 장비 등 꾸준히 사치품을 구매하려다 외국 정부에 의해 저지됐다. UN은 2006년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에 사치품의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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