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싸구려 벗고 패션 리더로"

미주중앙

입력

에슬리의 이석형 사장과 한인 의류협회 크리스토퍼 김 회장, 승 김 FIDM 입학담당관(오른쪽부터)이 지난 26일 의류협회 사무실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포즈를 취했다.

LA 자바시장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싸구려' 이미지에서 탈피 패스트 패션의 리더이자 생산기지(Production Base)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의 유명 패션스쿨 FIDM의 재학생 및 졸업생들도 최근 들어 자바에서 인턴십을 하거나 취업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자바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주 한인 의류협회의 크리스토퍼 김 회장과 여성복 전문업체 에슬리(Esley)의 이석형 사장 승 김 FIDM 입학담당관의 미팅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당초 이날 미팅은 의류협회가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FIDM 관계자의 의견을 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승 김 담당관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FIDM 학생들은 자바에 들어 가는 것을 솔직히 꺼렸다.

하지만 근래 들어 자바 의류상의 규모나 능력 등을 확실하게 알게 되면서 인턴이나 일자리를 구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에슬리의 이 사장은 "뉴욕 등지의 대형 리테일러들도 자바에 대한 평가를 3~4년 전과는 달리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정도"라며 재미난 예를 들었다.

이 사장은 최근 대형 리테일숍의 바이어와 상담 일화를 소개했다. 바이어가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설명하는 데 디자이너가 30분 만에 바이어가 말한대로 샘플을 제작해 그 자리에서 보여줬다고 한다. 깜짝 놀란 바이어는 '원더풀'을 연발했고 계약을 하게 됐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자바의 솜씨 좋고 빠른 제조 능력에 바이어가 감탄했던 것인 데 사실 왠만한 규모를 갖춘 자바의 한인 의류상이라면 그런 정도의 능력은 다 갖추고 있다. 자바의 실력은 이미 세계적이기도 해 상품제조를 위한 전진기지도 동부에서 빠르게 서부쪽으로 옮겨 오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자바의 부정적 이미지는 여전히 존재한다. 레인보우나 포에버 21같은 '버짓라인(Budget Line)' 리테일러들의 타이트한 주문에 따라 똑같은 상품을 찍어내 듯 생산하는 곳이 자바이기 때문이다.

버짓라인 주문은 정해진 액수 내에서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만큼 심한 경우 주머니를 하나 없애거나 장식을 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자바에도 '베터라인(Better Line)'을 추구하는 의류상들이 있고 생산능력을 함께 갖춘 이들이 고가품 위주의 생산으로 명성을 얻어 가면서 자바의 브랜드를 높이고 있다는 게 이 사장의 해석이다.

FIDM 학생들이 자바에서 인턴을 하거나 일자리를 구하려는 추세가 많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크리스토퍼 김 회장은 "자바의 중심이 점차 2세대로 교체되는 추세"라며 "이들은 나름대로 새로운 사업 방식을 추구하고 있어 자바에 대한 다른 평가가 나오는 또 다른 이유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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