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하룻밤 객실료 317만원 스위트룸 묵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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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를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박3일간 묵은 양저우 영빈관은 중국의 국빈용 숙소답게 최고의 시설을 자랑했다.

24일 오전 8시30분 김정일 일행이 난징(南京)으로 떠난 뒤 비상경계가 해제된 영빈관에 들어가봤더니 직원들이 한창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영빈관 측에선 김 위원장이 영빈관의 가장 안쪽에 자리 잡은 1호루 건물인 서우팡위안(首芳園)에서 묵었다고 알려줬다. 서우팡위안은 명승지인 서우시후(瘦西湖) 방향으로 돌출한 언덕에 자리 잡아 조경이 뛰어났다.

VVIP(최고 귀빈)용 2층짜리 건물인 서우팡위안에는 접견실과 식당·의무실 등이 별도로 있어 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내부에서 손님맞이와 식사, 건강 체크가 가능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서우팡위안에는 최고급인 특급 스위트룸 2개를 비롯해 10여 개의 객실이 있다. 김 위원장이 묵은 특급 스위트룸은 하룻밤 객실료가 1만8800위안(317만원)에 이른다. 몸이 불편한 김 위원장이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전통카트가 입구에 보였다.

 200명 수용 규모의 영빈관 내 만찬장에선 23일 중국 국가급 가무단인 둥팡(東方)가무단과 북한의 평양예술단이 함께 북·중 우호를 주제로 한 공연이 열렸다. 이 같은 사실은 둥팡가무단원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23일 공연 전의 영빈관 무대와 만찬장 모습이 담긴 사진을 찍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리면서 확인됐다. 만찬장 무대 정면에는 ‘조선로동당총비서 김정일 동지를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한글과 중국어 현수막이 내걸렸다. 대형 스크린에는 ‘진달래-말리화(茉莉花)’라는 글귀가 선명했다. 직원들은 보안 교육을 받은 듯 주요 인사들의 영빈관 내 동정에 대해선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양저우=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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