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뮤직타워〉 …밀도있는 팝 전문프로로 정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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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요문화의 발전을 위해 균형있는 월드 뮤직의 섭취는 필수적이다.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는 나라들의 대중음악을 듣는 것은 그 자체로 즐거울 뿐 아니라 우리 가요계가 동시대 세계인의 감각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 내는 자양분이 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그러나 방송, 특히 TV에서는 댄스가수들이 판치는 천편일률적인 10대용 쇼만 넘쳐나는게 우리 현실이다.

KBS2 〈뮤직타워〉 는 그같은 국내 지상파TV의 '가요 편식' 현상을 덜어주는 유일한 팝 음악 전문 프로다.

1999년 봄 신설된 이 프로는 일요일 자정이라는 사각지대에 편성돼 '얼마나 갈까' 는 의문을 자아냈다. 그러나 안정된 연출과 진지한 선곡, 전문가적 해설로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면서 해를 넘겨서도 살아 남았다.

이 프로의 핵심은 진행자 팝 전문 칼럼니스트 박은석. 풍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방송에서는 드물게 심도 있는 해설을 해주고 있으며 선곡도 시의성과 음악성을 절충, 팬들의 취향을 만족시킨다.

초반엔 진행방식이 어설픈 데가 있었으나 해를 넘기면서 점차 세련미를 갖춰 가고 있다. 공동MC인 손미나 아나운서도 초반에는 외모에 의존하는 보조진행 스타일이었으나 최근에는 팝 과외공부(□)를 열심히 한 덕에 안정감이 쌓여 간다.

〈뮤직타워〉 의 미덕은 최신 정보와 함께 팝 감상에 도움되는 '20세기 대중음악사' 에 고루 충실한 점. 매회 팝 음악사를 연도별로 보여 줬던 '밀레니엄 팝스' 코너는 99년부터 록의 태동기인 50년대까지 한해씩 거슬러 올라가며 무난하게 팝의 역사를 정리했다.

또 20세기 팝 역사에 남을 가수를 '인기보다는 '음악성 위주로 선정, 소개하는 '명예의 전당' 도 이 프로의 격을 높여주는 코너. '최신 인기 팝송에 대한 소개도 곡 소개에 머물지 않고 '핵심체크' 코너를 추가해 밀도있게 해설한다.

뮤직 비디오가 흐르는 가운데 자막으로 뜨는 곡 해설도 일목요연하고 핵심을 찔러 좋으나 간혹 박은석의 멘트에서도 발견되는 '비문' (非文)이 눈에 띄는게 옥의 티. '본고장에서 반응이 약한 반면 유독 한국에서 인기있는 팝송들을 소개.분석하는 '한국팝' 코너가 추가된다면 금상첨화일 듯하다.

외국음악 소개프로지만 한국에서 소비.감상되는 음악인 점에서 국내 대중문화적 관점에서 제작되야한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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