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BO, '무노동 무임금' 강경입장 급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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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국면으로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던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파동'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입장변화로 다시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KBO는 31일 야구회관에서 사장단 간담회를 갖고 프로야구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현재의 선수협을 해체하지 않는 한 더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고 야구 규약에 따라 가입선수의 신분 문제를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KBO는 간담회 결정사항을 즉시 선수협에 통보하고 각 구단은 선수들의 참가활동이 시작되는 2월1일 이후 구단합동 훈련에 참가하지 않는 선수는 연봉의 300분의 1씩을 매일 감액할 예정이다.

구단은 또 향후 선수협 가입선수들이 더이상 선수 활동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자체 판단될 경우 임의 탈퇴선수로 공시 신청할 방침이다.

이같은 결정은 KBO와 구단들이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따라 훈련하지 않는 선수협 가입선수에게는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최악의 경우 선수생활이 중단되는 임의탈퇴 선수로 묶어놓겠다는 초강경 자세로 풀이된다.

KBO는 최근 선수협과 대화로 사태를 해결할 의지를 보였지만 이틀만에 구단 사장들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다시 강경입장으로 돌아선 셈이다.

특히 구단 사장들은 올시즌이 파행적으로 운영되더라도 '선수들의 반란'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직된 태도를 고수중이다.

구단들의 강경 대응에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선수협은 이날 자체 훈련을 시작하면서 시민단체 및 정치권과 연계해 장외투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여 올 스토브리그를 흔들고 있는 '선수협 파동'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한편 KBO는 이날 선수협에 가입한 16명을 제외한 쌍방울 선수와 전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구단 활동비용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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