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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마켓뷰] 외국인 “자동차·화학주 많이 묵었다 아이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2면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있다. 주식시장도 조정국면으로 진입해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초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과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면서 무려 6조원 이상을 단기에 매수하며 국내 주식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한국 주식을 팔기 시작하고 있다.

주식뿐이 아니다. 원자재시장에서 원유도 팔고, 금도 팔고, 은도 팔고 있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금융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를 뜻하는 것일까.

  외국인 주식 매도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간단히 생각하면 차익실현이다. 3월 이후 코스피지수는 무려 300포인트 상승했다. 현 장세는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보인다. 그동안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을 사들여 왔고,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가 주가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자동차와 석유화학 업종에 집중된 것을 봐도 충분히 차익실현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미국의 양적 완화(QE2)의 종료가 임박했다는 것이다. 6월 말 양적 완화의 종료를 앞두고 유동성 회수에 대한 부담이 원자재시장의 폭락과 2차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위기’를 가져왔고, 이것이 안전자산 선호와 외국인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돌이켜보면 1차 양적 완화 종료 시기에도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촉발됐고, 주가 조정이 있었다. 미국이 유동성 회수를 시작하면 달러화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그것은 ‘달러 캐리 트레이드’ 투자의 청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최소한 양적 완화 종료를 앞두고 있는 5월과 6월 중순까지는 주가가 회복을 한다고 해도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은 조정에 무게를 두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한편 외국인의 4월 이후 주식 매매 패턴을 보면 변화가 뚜렷하다. OCI·한화케미칼·SK이노베이션 같은 화학주와 현대차·기아차 등 시장 상승을 이끌었던 소위 ‘주도주’에 대한 지속적인 매도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순매수하는 업종을 보면 전기전자·철강·금융·유통 등 네 가지 업종으로 색깔이 바뀌고 있다. 주도주가 바뀔 것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실제로 이 네 분야의 우량주가 그동안 철저히 소외되면서 저평가 영역에 있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결국 주식시장은 기업의 가치를 다는 저울’이라는 그레이엄의 말이 떠오른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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