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다큐도 폭력 · 선정성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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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성〓연예.오락 프로그램' 이란 등식도 꼼꼼히 따져보면 잘못일 수 있다. '공영성'이 강한 시사 다큐멘터리도 주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선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것이다.

한국방송진흥원(원장 이경자)이 25일 발표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내재한 선정 및 폭력 만연도 조사'를 보면 이같은 사실이 잘 드러난다. 조사기간(1999년 10월 30~11월 5일)내 KBS1·2, MBC, SBS 등 지상파 4개 채널의 프로그램 중 '선정적 프로그램 베스트10' 에 MBC 〈시사매거진2580〉의 선정성 빈도(총48분 중 51회)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 단위시간(10분)당 빈도 또한 10.62회로 최고치였다. 이는 두번째인 KBS2 〈연예가중계〉보다 4회 가량 많은 것이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서는 분석대상기간에 방송된 '몸매가 상표다'라는 주제가 성적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웅진 연구원은 "시사 프로도 주제에 따라 선정성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 이라고 말했다. 연구서는 '선정성'을 "성적인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동작이나 과도한 노출, 성적인 신체접촉 등 성과 관련된 표현" 으로 정의했다.

이런 잣대를 적용, 채널별 선정성 정도를 살펴보면 KBS2가 33.6%로 가장 높았고 이어 MBC(32.7%), SBS(26%), KBS1(8.1%)순이었다. 98년에 비해 지난해 전체 프로그램의 선정성 빈도도 1백건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성 빈도에서도 98년 8백36건에서 지난해 1천2백44건으로 4백8건이 증가, 전반적으로 방송이 폭력에 심각히 노출돼 가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 부문에서도 KBS2가 첫번째에 올라 공영방송의 체면을 무색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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