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보, 종료전 극적 뒤집기로 삼성 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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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기적' 을 바랐다. 경기종료 1분47초를 남기고 부상으로 벤치를 지키던 허재(삼보.18득점)가 다시 코트에 나섰을 때 잠실체육관을 메운 관중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77 - 78로 뒤진 종료 12초전 '드라마' 가 연출됐다. 허재는 삼성 GJ 헌터(30득점)의 볼을 가로채 골밑으로 대시, 보호대를 칭칭 감은 왼손으로 강한 회전이 걸린 레이업슛을 시도했고 볼은 백보드를 맞고 바스켓에 빨려들었다. 79 - 78 역전. 삼성은 공격권을 잡고 있었지만 허재의 투혼에 질려 승리에의 확신을 잃었다.

삼보는 레지 타운젠드(27득점)가 삼성의 버넬 싱글튼을 제치고 버저소리와 함께 레이업슛, 81 - 79로 경기를 끝냈다. 삼보 15승15패, 삼성 16승15패. 3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허재가 왼손을 감싸쥔 채 코트에 나뒹굴었을 때 스코어는 57 - 56으로 삼보의 위태로운 리드. 교체멤버 김승기가 사력을 다했지만 손실은 컸다. 허재는 병원행을 권하는 구단 프런트를 뿌리치고 벤치를 지켰으나 다시 코트에 나서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허재 있는 곳에 드라마가 있다" 는 속설을 증명하려는 듯 허재는 가장 자신을 필요로 하는 순간 최종규 감독에게 출전을 '요구' 했다. 그리고 팀이 패배의 수렁에 빠져들려는 순간 결정적인 '한방' 으로 또 다시 '허재 신화' 를 완성했다.

부산에서는 기아가 현대에 99 - 93으로 승리, 올시즌 현대에 당한 3연패의 굴욕을 씻어내며 최근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안양에서는 LG가 SBS를 82 - 78로 누르고 12승19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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