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소액주주들 회계법인에 손배소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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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전자 소액주주들이 잘못된 재무제표를 믿고 주식을 샀다가 주식값이 폭락하는 바람에 큰 피해를 봤다며 회계법인을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23일 인터넷의 '소액주주 모임(http://www.antjuju.com)' 에 따르면 대우전자 소액주주들은 1998년 말 대우전자의 각종 회계보고서를 보고 대우사태 이후인 지난해 8월 실사보고서가 나오기 이전에 주식을 매입한 사람들을 모아 부실감사 혐의가 있는 두 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대우전자 소액주주 모임 운영진은 "최근 변호사를 만나 상의한 결과 회계법인의 부실감사 혐의가 짙다는 얘기를 들었다" 며 "소액주주들의 지분이 20만주 정도 모이면 주당 1백원 정도의 비용으로 소송이 가능하다" 고 밝혔다.

이를 위해 소액주주들은 올들어 서울을 비롯해 부산.광주.대전 등 각 지역별로 잇따라 모임을 갖고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한편 소송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이와 함께 대우전자 소액주주들은 다음달 말께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자본금이 감축되는 사태(減資)을 막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현행 상법상 감자는 주총의 특별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대우전자의 소액주주들은 ▶정부에 의한 무리한 빅딜 실패▶채권단의 대우전자 매각 실패▶워크아웃 지연과 청산가치 기준의 실사로 인한 부채증가▶금감위의 끊임없는 감자발언 등으로 인한 주가폭락을 개인투자자들에게만 전가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감자에 반발하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IMF사태로 직장에서 쫓겨나 퇴직금 등을 긁어모아 대우전자.대우.대우중공업을 7천~8천원대에 샀는데 어느날 갑자기 폭락행진을 시작하더니 지금은 5백~8백원대로 떨어졌다" 며 울분을 토했다. 인터넷 '소액주주 모임' 은 주식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사이트로 대우전자를 비롯, 대우통신.대우중공업 등 주로 대우계열사 소액주주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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