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부담-중동특수' 유가 명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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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기업들이 재료값.운송비 부담이 커지자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원화 강세.제품값 상승으로 유가 상승의 충격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중동 특수' 를 잘 활용하면 고유가가 기회도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화섬.플라스틱 제조업계는 특히 타격이 심하다.

화섬업계는 화섬원료인 TPA.EG 등은 가격이 오르는 데 반해 폴리에스테르 등 원사 수출시장은 줄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플라스틱 제조업계도 폴리프로필렌.PVC 등 원료가격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0~50% 오르면서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다.

그러나 유화업계는 에틸렌.PVC 등 국제 현물시장 가격이 지난해 말보다 10~30%씩 치솟는 등 원가 상승분보다 제품값 상승폭이 더 커 수익성 호전을 기대하고 있다.

무역협회 무역지원부 오기현 팀장은 "현재까지는 원화강세가 유가 인상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하고 있다" 며 "그러나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원가 부담이 커져 가격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한편 건설.설비업체들은 장기간 침체됐던 중동시장이 살아날 것에 대비하고 있다. 오일달러 수입이 급증한 중동 산유국 지역에서 올해 발주가 예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만 6백억달러 수준.

산자부 무역정책과 전윤종 사무관은 "건설경기를 살릴 수 있는 최고의 호기란 점에서 중동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진출기업에 대한 여신확대.수주정보 제공 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고 말했다.

황두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은 "중동 산유국은 농.공산품 제조시설이 부족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며 "이 지역의 공산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 현지 시장조사와 거래선 확보 등을 서두르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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