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환자가 서울로 … 이유는 서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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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대구시민은 ‘메디시티 대구’를 내세운 대구지역 병원을 어느 정도 이용하고 신뢰할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시민이 2009년 대구지역 병원을 이용한 비율은 85.9%였다. 그 다음은 서울지역 병원으로 11.8%, 부산지역 병원 0.8% 순이었다. 이 자료에서 대구는 서울을 제외하고 지역 병원을 이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로 드러났다.

 여기서 대구시민 일부가 지역 병원을 제치고 서울지역 병원을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민들이 서울의 대형 병원으로 몰려 가는 이유는 의료기술보다는 친절과 이용 편의 등 서비스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대구지역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대구와 서울지역 주요 병원의 의료기술과 서비스의 품질 차이를 조사한 논문을 최근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를 통해 발표했다.

 평가 대상은 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서울의 주요 대형 병원 4곳과 경북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파티마병원 등 대구 대형 병원 5곳이다.

 조사는 대구시민 중 서울 대형 병원을 실제로 이용한 사람과 이용하지 않은 비이용자를 구분해 이루어졌다. 이용자와 비이용자는 모두 서비스에서 서울 대형 병원이 월등하다고 응답한 반면, 의료진의 전문성 등을 평가하는 의료기술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용자가 느낀 서비스 점수는 5점 만점에 서울이 4.26점으로 대구의 3.75점보다 월등이 앞섰으나 의료기술은 서울(3.78)이 대구(3.55)와 별 차이가 없었다. 또 비용자가 평가한 서비스 점수도 서울(4.11)이 대구(3.58)에 크게 앞섰지만 의료기술은 서울(3.52)·대구(3.33)가 비슷했다.

 이 논문은 ‘지방 대형 병원이 지역 주민의 인지도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결론 지었다.

 서비스 문제는 대구시가 2007년부터 펼치고 있는 ‘의료서비스 이용실태 및 만족도 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코리아 리서치가 지난해 대구시민 1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지역 의료서비스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77.9점으로 나타났다. 이 점수는 2007년 73.7점, 2009년 76.6점에 비해서는 조금 향상됐다. 하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서비스는 여전히 C학점대에 머물고 있다. 대구시 보건과 장돈호 씨는 “서비스의 첫번째 목표 점수는 80점”이라고 말했다.

 2009년 4월 ‘메디시티 대구’를 선포한 대구시는 병원의 서비스 개선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역 96개 병원은 직원 4800여 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개선 교육을 실시했다. 또 지난해는 메디시티 대구의 3개 분야 10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110명으로 시민모니터단을 운영하고 지역 전 의료기관에 ‘설명 잘하는 의사’ 프로젝트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 의료서비스를 주제로 연극과 포스터 공모, 학술대회 등을 열고 있다.

 병원 서비스에 메디시티 대구의 미래가 걸려 있는 것이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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