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료 없으니 중학생에게 "방학줄게, X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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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비료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대체 비료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름아닌 인분이다.

심지어 북 당국이 ‘방학을 줄테니 가루 인분을 가져오라’고 농촌 중학생을 꼬드기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중학생에게 보름간의 ‘고사리 채취 방학’을 준 적은 있지만 ‘가루 인분 방학’은 처음인 것으로 전해진다.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함경북도 한 소식통은 “각 기관기업소, 인민반 별로 6월 초까지 ‘가루 인분’ 10kg씩 바치라는 과제가 떨어졌다”며 “중학교 학생들도 열흘씩 방학을 주고 ‘가루인분’ 5kg씩 바치라고 했다는 얘기가 돌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먹지도 못하는데 중학생이 도대체 어떻게 가루인분을 5kg이나 만들 수 있을까. ‘가루 인분’ 1kg을 생산하려면 10kg 이상의 인분을 말려야 한다.

특히 지난 겨울 거름 생산에 주민들이 총동원돼 더이상 퍼낼 화장실도 없다. 학생의 경우 안전상 위험도 따른다. 겨울철에는 인분이 얼어서 공동화장실에서 퍼 올리는데 문제가 없지만 지금은 자칫하다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이러다보니 가루 인분은 높은 가격에 거래까지 된다. 농사철을 앞 둔 현재 가루 인분 1kg은 1000원(북한 돈)이다. 쌀 1kg이 1500~2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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