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혁명과 녹두장군 전봉준 서울 입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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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에 큰 획을 그었던 동학농민혁명과 이 운동을 이끌었던 녹두장군 전봉준이 오페라 작품을 통해 서울 무대에 입성한다.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과 영남오페라단(단장 김귀자)이 오는 28∼29일 오후 7시 서울 국립중앙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창작오페라 「녹두장군」이 그 작품.

1894년 영남지역에서 싹을 틔우고 호남지역에서 불이 붙었던 동학농민혁명의 서울 입성이 외세의 총칼앞에 좌절됐다 영-호남 예술인들에 의해 1백여년만에 성공하는 셈이다.

그동안 「서울로 가는 전봉준」과 「천명」같이 동학혁명을 소재로 한 연극과 창극 등이 무대에 오른 적은 있었지만 오페라로 만들어진 것은 이 작품이 처음.

호남오페라단과 이 지역 각계 인사들이 오페라추진위원회를 구성, 4년여간의 준비기간과 수 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한국 오페라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는 목표로 만들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중운동인 동학혁명을 역사적 고증을 통해 무대 위에서 재연하는 한편 백성들의 선두에서 운동을 이끌었던 한 인간, 전봉준의 고뇌에 찬 모습과갈등을 그려낸다는 게 공연의 중심 의도.

'백산봉기부터 전봉준의 처형 장면까지 동학혁명 전개과정을 4막 8장에 짜임새 있게 담았으며, 한국적 색채가 짙은 우리 가락을 중심으로 한 감미로운 음악에 다양한 무용도 곁들인 한국적 오페라'라는 게 호남오페라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 차범석 원작에 한양대 교수 장일남이 작곡했으며, 호남오페라단이 지난해 11월 28∼12월 1일 전주 삼성문화회관에서 이일구 지휘, 정갑균 연출로 일종의 시연무대를 가진 바 있다.

이번 서울 공연에선 장일남 지휘, 정갑균 연출로 호남오페라단과 영남오페라단이 하루씩 차례로 나와 무대를 꾸민다. 호남오페라단의 바리톤 김동식과 소프라노 김향란, 테너 정기주, 영남오페라단의 바리톤 고성현과 소프라노 유미숙, 테너 임서규 등이 각각 나오며 서울아카데미오케스트라와 전주시립합창단, 영남오페라단합창단, 대학연합합창단 등도 함께 출연한다.

서울 공연을 전후해 대구시민회관(21∼22일)과 부산문화회관(2월 19일), 그리고 포항, 광양(3월) 등지에서도 순회공연될 예정.

호남오페라단 관계자는 '앞으로 오페라 「녹두장군」을 전주지역의 대표적 오페라인 「춘향전」과 매년 번갈아 상설공연하는 지역 특색의 문화상품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연문의☏(0652)288-6807.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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