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절반이상 IMF이후 구조조정 단행

중앙일보

입력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돌입 이후 2년동안 우리 기업들 절반 이상이 사업 부문이나 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분의 1 이상은 사업 영역을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31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IMF 실태에 대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 대상의 53.4%가 현재 구조조정을 추진중이거나 완료했다.

또 조사 대상의 33.5%는 사업 영역을 바꿨으며 56.0%가 사업 부서 통폐합 또는 계층 조직 단순화 등의 방식으로 기업 내부 조직을 개편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 개발 인력을 축소한 업체가 26.4%, 연구 개발 부서를 합병하거나 폐쇄 또는 축소한 업체는 20.8% 로 각각 나타나는 등 연구 개발 투자 기반이 많이 약화됐다.

과거의 영업망을 잃어버린 업체가 15.1%에 달했으며 24.5%가 관련 기업 부도 등으로 부도 위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 가동률은 IMF 이후 최저 53.3%까지 하락했고 투자율은 대체로 급감했으며 조사 대상의 35%가 생산 설비나 부동산을 매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의 66.9%가 인력을 감축했다. 구조조정 작업에 따른 긍정적 측면으로는 조사 대상의 83.8%가 기업의 생산성및 수익성 개선 효과를 거뒀고 평균 부채 비율이 지난 97년말 366%에서 지난해 말에는 213% 정도로 낮아졌다. IMF로 노사가 안정.협력 체제로 바뀌었다고 응답한 업체는 88.2%에 달했다.

한경연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축소돼 온 연구 개발 인력 및 부문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 등 향후 기업 경영의 6대 과제를 제시했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내부 자금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기업 퇴출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법정관리나 화의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한경연은 또 기업들로선 인력 재교육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핵심 업종에 집중하는 방식의 경영 전략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최근의 경기 회복 조짐은 전기.전자.자동차.통신기기 등 일부 업종의 호황에 근거한 것이지 전체 산업의 호황 국면이 아닌 만큼 이를 착각해 정책적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서울=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