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도전장낸 在美 프로듀서

중앙일보

입력

올해 만 스물 아홉살의 재미교포 아이린 조(한국명 趙銀)씨가 할리우드에 도전장을 냈다.

할리우드에서 마케팅 스태프로 일한 경력을 살려 아시아와 할리우드를 잇는 영화제작에 나선 것.

한양대 부총장인 조창현 박사의 맏이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난 그는 10대에 한국에 머무른 5년을 제외하곤 미국에서 대학(노스캐롤라이나 머리디스대)을 졸업하고 일해 온 '코메리컨'. 프리랜서로 '독립선언'을 한 지난해 10월 이전까지 그는 스티븐 스필버그·제프리 카젠버그·데이비드 게펜이 이끄는 드림웍스사에서 국제 마케팅을 맡았었다.

그러나 인터넷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잠재적인 가능성에 꿈을 걸고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위해 홀로서기를 자청했다.

그의 첫번째 프로젝트는 미·중 합작영화. 중국 댄 이엥(26) 감독의 '드림 러버'를 제작하는 일이다.

"이 영화는 여러면에서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도전적인 작업이 될 것입니다" 그가 프로듀서로서 처음 제작하는 이 영화는 우선 중국에서는 처음 만들어지는 현대적 감각의 로맨틱 코미디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에서 자란 중국인으로 베이징 영화 아카데미를 졸업한 감독의 이력과 할리우드에서 쟁쟁한 경력을 자랑하는 프로듀서 크리스 리가 공동제작자로 나선 것도 화제거리.

'소니 컬럼비아 트라이스타 소속 프로덕션의 대표로 활약한 '크리스 리는 영화 '필라델피아',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제리 맥과이어' 등의 제작을 책임 지휘했던 할리우드의 유명인사.

할리우드에서 일하는 아시아인들의 모임인 CAPE(Coalition of Asian Pacific in Entertainment)에서 대표와 회원간으로 만난 인연을 놓치지 않고 조씨는 크리스 리를 '드림 러버'의 공동제작자로 영입했다.

2백만달러의 예산으로 제작될 '드림 러버'는 오는 4월부터 베이징에서 촬영에 들어갈 예정. 그의 관심 분야는 영화 제작만이 아니다.

국제 마케팅을 담당했던 경험에서 깨달은 인터넷의 위력도 그의 일욕심을 부추기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엔터테인먼트의 제작과 유통, 그리고 그 뒷이야기 등 모든 과정에 대한 정보와 제작까지 가능하다" 고 말하는 그녀는 지난해 12월 '남극 99'라는 제목으로 극한에 도전한 탐험가들의 얘기를 인터넷으로 중계한 바 있다.

당시 탐험가들과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 오도넬 간의 웹 채팅을 성사시켜 화제를 모았다. '이를 다큐멘터리로 제작,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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