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야후〉인기 비결은 관상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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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은 통계의 힘이죠. 신인 작가에게도 권하고 싶은 방법입니다."
간략한 선에 의한 사실적인 인물 묘사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야후〉의 작가 윤태호(31)씨. 그가 '뜨고 있는' 비결은 관상에 있었다.

"인물의 생김새와 성격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관상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주인공 뿐 아니라 엑스트라까지 모든 등장인물에 관상학적 기준을 적용한다. 영화나 드라마에 비유하자면 캐스팅에 해당하는 셈이다.

〈야후〉의 주인공 김현. 그늘이 있는데다 냉소적인 성격이다. 눈동자의 일부만 보이는 게슴츠레하며 찢어진 눈이 이런 성격에 어울린다. 하지만 주관이 뚜렷하고 한이 서린 인물이라 눈의 초점은 명확하게 그려 준다.

함께 다니는 자장면 배달부 중달. 천한 인상이라 아랫턱인 하관이 쏙 빠지게 그렸다. 얼굴이 길면서 볼에 살도 없어 가난한 팔자다. 눈이 찢어지긴 마찬가지지만 분노는 담겨있지 않다.

엑스트라는 첫 눈에 성격이 드러나야 한다. 등장횟수가 적어 부연설명을 할 수없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나 부잣집 사람들은 턱을 두텁게 그립니다. 보통 관직운이 있는데다 말년운도 좋거든요."

머릿결도 마찬가지다. 직모는 초지일관하는 성격이며 곱슬머리는 욱 하는 성미가 있다. 때문에 김현은 직모로 처리했다.

하지만 아동물은 맑고 어린 이미지로 가야하기 때문에 관상학을 적용하기가 곤란하다. 요즘 그의 고민은 '물형관상법'. 등장 인물을 보고 어떤 동물을 떠올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참새상은 부지런하지만 큰 일은 하지 못할 사람" 하는 식이다. 이 얘기를 들은 스승 허영만씨도 예전에 관상학을 공부한 적이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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