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서민 위한다는 말뿐 … 바닥 기며 그들과 부딪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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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김해을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누른 한나라당 김태호(사진) 당선인은 28일 오전 6시부터 다시 김해시 창원터널 앞에 나왔다. 90도로 허리를 굽혀 하루 5000번씩 했다고 하는 출근길 인사를 이날도 되풀이했다. 그는 기자와 만나 “한나라당은 변해야 한다”며 “말도 10분의 1로 줄이고 점퍼와 운동화 차림으로 바닥을 기면서 서민과 함께 부딪쳐야 한다”고 말했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뒤에 치른 선거라 부담이 컸을 텐데.

 “내가 바보 같았다. 39년 만의 40대 총리라고 하니 완벽하게 보이고 싶은 욕심이 가득했다. 촌놈 티를 낸 거다. 그래서 (김해을 같이) 쉽지 않은 지역에서 평가를 받는 것이 진심으로 평가를 받는 것이라 생각했다.”

 -도의원 선거에서부터 총 9번의 선거에서 모두 이겼다.

 “이번 선거가 역대 선거 중 가장 어려웠다. ‘당신의 꿈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정치는 어려울 때 죽는 줄 알면서도 다 던지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던 진영읍에서도 선전했는데.

 “상대 후보가 ‘노무현 정신’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특권 없는 세상과 사회통합,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도전의 가치는 공유하고 키워나가야 하는 가치다. ”

 -한나라당이 충격이 크다.

 “지도부가 많이 충격을 받은 것 같다. ( 당 지도부는 그에게 당선 축하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바닥 민심이 나쁜지 저도 놀랐다. 말로만 서민 을 위한다고 해선 안 된다. 언제까지 선거 때마다 투표율이 낮아지기만을 바랄 것인가.”

 -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입장은.

 “백지화는 잘못됐다. 누군가 대통령의 눈을 흐리게 했거나 정치적 계산을 한 것이다. 신공항의 불씨를 살려내겠다.”

김해=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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