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 '꿈나무들에게 한국인으로서 자부심 심어줄 터'

중앙일보

입력

"어린 꿈나무들에게 한국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기 위해 왔습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스피드 스케이팅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기훈(33)씨가 시범경기 및 팬 사인회 참석차 LA를 방문했다.

US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스쿨 대표 오수선씨의 초청으로 지난 3일 LA에 도착한 김씨는 오렌지카운티 한인회가 주최한 환영의 밤 행사에 참석하고 가든그로브 시장으로부터 명예 시민상을 수여받았으며 9일 시범경기와 사인회를 가졌다.

김씨는 놀웍 아이스아레나에서 남가주 쇼트 트랙 대회 3관왕이자 미국 국가대표 선발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한인 유망주 제임스 오(17)군과 함께 시범경기를 가진 후 코너워크 등의 개인기를 선보이며 그 자리에 운집한 많은 팬들에게 쇼트트랙 스케이팅의 진수를 선보였다.

지난 85년부터 96년까지 10년이 넘도록 한국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김씨는 88년 캘거리, 92년 알베르빌, 94년 릴리함메르 겨울올림픽과 각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총 12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겨울스포츠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한국의 명예를 세계에 크게 떨쳤다.

감기에 쉽게 잘 걸리고 허약체질이었던 김씨는 6살때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스케이팅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스케이팅과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끈끈한 인연을 맺게됐다.

단국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영학 학사와 체육학 석사 학위를 받은 김씨는 96년 은퇴한 뒤 지난해부터 본국에서 선수용 스피드 스케이트와 쇼트트랙용 스케이트 제작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기훈 스포츠'란 회사를 운영하며 사업가로서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준수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너무 바뻐 아직 노총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김씨는 사업동기에 대해 "대회 출전에 앞서 스케이트를 구입할때마다 마음에 꼭 드는 스케이트를 구하기가 힘들어 애를 먹은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선수생활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다른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해 장점들만 모아 스케이트를 제작하고 있으며 현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