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너레이션] 스케네소프트 강병수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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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뒤덮을 만큼 치렁치렁한 머리의 괴짜 젊은이가 개발한 팜파일롯용 게임 프로그램이 해외 유명 웹사이트에서 내려받기 순위 1위를 기록해 화제다. 그것도 소개된 지 불과 1주일만에.주인공은 스케네소프트의 강병수(姜秉秀.27.사진)사장. 회사 직원은 강사장을 포함해 단 두 명. 그가 개발한 게임 '에인션트 레드' 는 주인공이 고대 신화에 나오는 괴물과 싸워 물리친다는 내용. 팜파일롯은 미국 쓰리콤사가 개발한 개인정보단말기(PDA). 미국 내 사용자가 5백만 명이 넘을 정도로 최근 인기 만점인 제품이다. 쓰리콤은 현재 팜파일롯용 소프트웨어만 내려받을 수 있는 별도의 웹사이트(http://www.palmgear.com)를 운영중인데,에인션트 레드가 여기서 내려받기 1위를 한 것. 강사장이 게임에 입문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직접 게임 프로그램을 짜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다. 그는 당시 "내 운명은 게임으로 정해졌다는 암시를 받았다" 고 말할 정도로 게임에 몰두했다. 이런 강사장을 두고 주변에선 "게임에 목숨을 건 듯 열정이 대단하다" 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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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보문고교 1학년 때 "더 이상 학교에서 배울 것이 없다" 고 판단한 그는 과감히 자퇴 원서를 냈다. 이후 하루 16시간씩 무사독학(無師獨學)으로 프로그램 짜는 작업에 매달렸다. 고등학교 졸업장은 검정고시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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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반대도 전혀 없었다.그는 "아버지가 한국은행에 근무하다가 영화사업에 나설 정도로 집안 분위기가 자유분방해 모든 일을 내 판단에 맡겨 줬다" 고 설명했다. 이후 뚜렷한 직장도 없이 아르바이트로 틈틈이 프로그램을 짜던 그는 2년 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1년여 만에 에인션트 레드를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단조로운 내용 일색이었던 팜파일롯용 게임계에 일대 선풍을 일으켰다. 화면이 흑백이 아닌 컬러인데다 주인공이 역할을 갖고 임하는 롤플레잉 게임이라는 점이 미국 네티즌들을 사로잡은 것. 네티즌들이 한번 내려받기 할 때마다 강사장은 2만8천원씩 번다. 강사장은 그러나 "몇 건이나 내려받기가 됐는지 모른다" 고 말한다.

"프로그램 짜는 것은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어요.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미국에서는 연봉 10만 달러는 거뜬히 올리는 분야지요. 반면 국내에는 진정 프로 정신을 가진 전문가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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