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 구단이 18일 신임 단장에 이성훈(51·사진)씨를 임명했다. 이 단장은 전임 조승연 단장과 마찬가지로 농구 선수 출신이다. 1983년 삼성전자 농구단에 입단했고, 90년 은퇴한 뒤 농구단 말단 직원부터 시작해 단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프로농구에서 경기인 출신으로서 한 번도 다른 구단으로 자리를 옮기지 않고 해당 구단의 리더가 된 것은 이 단장이 처음이다. 그는 18일 “30년 가까이 한 구단에서만 일하다가 단장이 됐다.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일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를 거쳐 실업농구 삼성전자에 입단했다. ‘전자슈터’로 불린 고(故) 김현준 코치와 연세대-삼성전자 동기다. 이 단장은 은퇴 후 곧바로 삼성 여자농구단 총무로 들어갔다. 남녀 프로농구가 출범하기 전 총무는 현재 프로 구단의 홍보 및 운영팀 직원이 하는 일을 했다.
그는 “선수 시절에는 화려하게 빛을 보지 못했고, 당초 행정에 큰 뜻이 있던 게 아니었다. 총무를 시작하고 초반에는 매우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성실하게 구단 운영에 힘을 쏟으면서 자리를 잡아갔다. 그는 “때로는 가족보다 농구단 일을 우선으로 여길 때도 있었다”며 웃었다. 이 단장은 삼성 여자농구단과 남자농구단 총무를 거쳤고, 97년 남자프로농구가 출범하자 98년 삼성의 사무국장을 맡았다. 이후 2010~2011시즌을 마칠 때까지 13년간 사무국장으로 재직했다.
이 단장이 사무국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13시즌 동안 삼성은 2001~2002시즌만 빼고 모두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 단장은 스포츠 행정직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운동 선수는 운동이 최우선이지만 틈틈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 팀에 부족했던 끈끈함, 근성을 불어넣고 싶다”고 단장으로서 출사표를 던졌다.
이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