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전문가들 실직 위기

중앙일보

입력

컴퓨터의 2000년도 연도인식 오류(Y2K)에 대한 우려를 타고 한때 잘나갔던 Y2K 해결 전문가들이 이미 실직을 했거나 실직 위기를 맞고있다.

3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Y2K 문제를 해결할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 은퇴한 노인이나 교도소에 수감중인 죄수까지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한때 주가가 올랐던 Y2K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Y2K 준비가 끝나기 시작한 작년 중반부터 이미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이들은 인터넷 시대에 구물이 된 컴퓨터 기술이 프로그램의 밀레니엄 버그를 수정하는데 결정적으로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높은 임금과 특별보너스를 받는 등 최고의 대우를 받아왔다.

이는 전세계의 Y2K 수리비용 2천500억달러 중 상당 부분을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는데서도 입증되고 있다.

그러나 Y2K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처음부터 끝이 보이는 한시적인 것이었다. Y2K가 별다른 사고를 유발하지 않고 넘어감으로써 각 기업이나 정부기관에서 한시적으로 채용된 전문가들은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할 상황에 처해있으며 차출된 인력은 복직 발령을 기다리고 있다.

컴퓨터 업계가 전반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Y2K 처리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컴퓨터 업계의 수요가 구기술이 아닌 인터넷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의 첨단신기술에 집중돼 있어 새 직장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있다.

지난 88년 컴퓨터 제조업체 ''유니시스''에서 해고된 랜들 바트(43)씨의 경우, 10년간 실직자로 생활하다 Y2K 특수를 타고 시간당 45달러를 받고 전문가로 일했으나 Y2K 대비작업이 끝난 작년 8월 다시 실직자가 된 뒤 아직까지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못하고 있다.

한편 ''시한폭탄 2000''이란 책을 통해 Y2K의 위험을 경고해온 에드워드 유돈(55)씨는 지난 2년간 25만부가 팔린 이 책이 "이제부터는 한 권도 팔리지 않을 것"이란 점을 시인했다.
''에드 유돈의 Y2K 가정 준비요령''이란 50분짜리 홈비디오까지 만들기도 했던 그는 e-메일을 통해 감사와 원망의 글들이 반반씩 들어오고 있다면서 컴퓨터에 의존하고 있는 세계가 숲을 벗어났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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