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평동 군 훈련장 옮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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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광주광역시 광산구 평동에 있는 군 훈련장의 이전이 추진된다. 1951년부터 포 사격장으로 사용된 지 60여 년 만이다. 강운태 광주시장과 윤광섭 육군 보병학교장은 11일 오전 보병학교에서 평동 군 훈련장(박격포사격장·동백훈련장)의 이전을 추진하는 내용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강 시장은 “국방부가 필요로 하는 땅을 시가 사 주는 조건으로 포 사격장의 소유권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곳 훈련장(부지 658만4000㎡, 약 200만평)은 그간 보병학교·기계화학교 등 6개 부대가 포 사격장 등으로 사용해 왔다. 군사시설이 주변에 들어선 탓에 지역 개발에서 소외됐던 평동·삼도동 일대 300여 가구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려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포 사격장 이전을 요구해 왔다. 1995년엔 상무대 이전 과정에서 평동훈련장에 있던 기갑·포병 사격장이 옮겨가기도 했다.

 이전 사업은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된다. 광주시가 대체 부지를 마련해 군사시설을 설치해 주면 국방부는 박격포사격장·동백훈련장 부지를 시에 넘겨주는 방식이다. 감정평가를 해 현 훈련장 부지 가격이 대체부지의 평가액 보다 많으면 그 차액을 광주시가 지급한다. 광주시는 현재 상무대 주변의 장성·영광지역 577만㎡(약 175만평)를 대체 부지로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실제 군 훈련장이 이전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군사시설이 들어오는 데 대한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걸림돌이 다. 관련 지방자치단체 간 원만한 협의도 선결 조건이다.

 광주시는 이전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3년 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MOU 체결로 군 훈련장 이전의 첫 단추가 꿰졌으나 설계와 환경영향평가, 실시계획 신청 및 승인, 토지보상 절차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포 사격장 부지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후보지나 대기업·첨단산업 유치 부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대부분 개발제한구역인 이 곳의 토지 가격은 3.3㎡(1평당) 당 1만∼2만원으로 알려졌다. 광주공항과 광주∼무안 고속도로, 평동산업단지 등과 가깝다는 점도 장점이다.

백봉기 광주시 도시계획과장은 “MOU가 체결됐으므로 장성군 등 지자체와 본격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며 “상무대 인근이 산지여서 이전 부지 확보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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