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LNG선 대박’ 유럽서 1조 규모 6척 수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9면


삼성중공업이 올해 업계 처음으로 LNG선을 대량 수주했다. 이 회사는 최근 영국 해운사인 ‘골라LNG 에너지’로부터 16만㎥급 규모의 LNG선 4척을 수주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유럽 한 선주사로부터 동급 LNG선 2척을 추가 수주했다고 덧붙였다. 총 계약금액은 12억 달러(한화 1조3000억원). 수주한 LNG선은 디젤과 천연가스를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듀얼 퓨엘(DF) 엔진에서 전력을 생산해 전기모터로 운항하는 친환경 선박으로 2014년 상반기 인도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LNG선 대량 수주를 본격적으로 국내 조선시장이 회복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007년까지 연평균 30~40척이 발주될 정도로 호황이었던 LNG선박은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의 여파로 발주량이 급감해 지난해에는 5척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중동 정정불안으로 고유가가 지속되고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발주가 재개되고 있다. 특히 일본 원전사태는 대체에너지에 대한 수요를 촉발시켜 LNG선박의 새로운 수요를 낳고 있다. LNG선 대량 발주처인 러시아 가스프롬과 카타르 QGTC가 올해 수십 척의 발주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선박가격도 역대 최고치였던 2007년에 비해 80%까지 회복됐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골라는 LNG 전문선사로 삼성중공업에 LNG선을 발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앞으로 추가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드릴십 4척, 컨테이너선 9척 등 20척(약 47억 달러)을 수주했다. 올해 목표치인 115억 달러의 40%를 넘어서는 규모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 포함)도 올해 1분기 고유가 영향으로 신규로 유전·가스를 개발하는 해양설비 프로젝트가 호조를 보이면서 22척(총 71억 달러)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유전탐사에 쓰이는 드릴십 등 1분기에만 34억 달러를 수주했다.

 한편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1분기 수주에서 중국을 1년 만에 따돌리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1분기 수주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9% 증가한 329만8582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중국(195만1146CGT)을 앞질렀다.

김태진 기자

◆DF(Dual Fuel) 엔진 전기추진 방식=천연가스와 디젤 연료를 함께 사용하는 엔진에서 전력을 생산해 전기모터가 프로펠러를 돌려 구동한다. 벙커C유·천연가스 연료로 보일러를 가열해 증기 터빈으로 프로펠러를 돌리는 기존 스팀 터빈 방식보다 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이다. 삼성중공업이 2001년 핀란드 바칠라사와 함께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일종의 ‘선박용 하이브리드’ 엔진이라 할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