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대출범죄 악용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현대캐피탈 전산시스템에서 해킹된 고객 정보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e-메일 주소 등 네 가지다. 계좌정보 등 핵심 금융정보는 아직 유출된 흔적이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개인정보와 금융정보가 함께 들어 있는 메인 데이터베이스(DB)가 아니라 제휴업체와 공유하는 보조DB가 뚫렸다”고 설명했다.

 보조DB엔 정비업체를 이용하는 자동차리스 이용고객의 개인정보가 들어 있다. 정비업체는 고객차량을 정비할 때 이 DB에 접속해 관련 정보를 찾고, 정비 결과를 입력한다. 결국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본 42만 명 대부분이 자동차리스 고객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주소 등 업체 측이 추가로 입력한 다른 정보가 추가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금융회사 보안 관계자들의 말이다.

 금감원은 현대캐피탈의 설명대로 계좌정보 등의 금융정보가 새나가지 않았다면 심각한 피해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러나 “금융회사가 본인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모두 빠져나간 만큼 전문적인 위조단이 이 정보를 토대로 가짜 신분증을 만들거나 은행계좌 개설, 휴대전화 개통을 시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수사와 금감원 검사를 통해 금융정보 유출이 확인되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계좌정보까지 알면 남의 이름으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캐피탈과 대부업체들은 전화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소액신용대출을 내준다.

나현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