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석유수입가 향후 2년 단계적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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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석유수입 가격은 향후 2년간 단계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미 정부 기구가 30일 전망했다.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국(EIA)은 최신 월례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하면서 미국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 중질유에 페그(연동)돼 있는 석유 수입 가격이 지난 98년 배럴당 평균 12.08달러였으며 올해는 17.30달러라고 집계했다.

보고서는 수입 가격이 내년에는 평균 22.38달러로 뛰었다가 2001년에는 19.35달러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어 세계 석유수요가 내년에 하루 평균 140만배럴(1.9%) 증가하며 그 이듬해에는 증가율이 2.6%로 하루 200만배럴이 추가된 7천810만배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시아의 경우 98년에 수요가 하루 30만배럴 이상이 줄었으나 올해 약 40만배럴 늘어나며 2000년에는 그 폭이 하루 50만배럴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2001년에는 하루 70만배럴 이상 증가할 것으로 덧붙였다.

공급 측면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000년 하루 140만배럴을 더 생산하며2001년에는 증산분이 하루 120만배럴로 다소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 OPEC 산유국의 경우 올해 20만배럴이 줄었으나 내년에는 80만배럴, 그 이듬해에는 하루 90만배럴이 각각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한편 워싱턴 소재 석유 부문 컨설팅 회사인 페트롤럼 파이낸스는 OPEC의 감산합의 이행률이 지난 11월 76%였으며 12월에는 근 70% 수준으로 더 떨어진 것 같다고 30일 분석했다. 회사는 분석 보고서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와 다른 걸프 산유국들이 지난 두달사이 산유량을 늘린 것으로 관측됐다"면서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OPEC내 `실용파'들이 공급난에 대한 우려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연합 및 쿠웨이트가 11월중 산유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감산합의 이행률이 사우디의 경우 11월 현재 81%, 쿠웨이트는 70%수준인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앞서 감산합의를 주도했던 사우디, 멕시코 및 베네수엘라가 세계석유시장 수급 균형 유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이들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내년1분기 더 많은 원유를 시장에 내놓은 쪽으로 시황을 조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석유 소비국들이 유사시 비축 석유를 방출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고 있는 점도 산유국들의 증산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워싱턴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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