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현대차 고문 이현순에게 ‘러브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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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현대자동차 엔진 개발의 주역인 이현순(61·사진) 전 현대차 연구개발총괄본부장(부회장)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7일 “두산 측에서 이 전 부회장이 현대차에서 어떠한 대우를 받았고 고문 역할이 언제까지인지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두산그룹은 동종 업계가 아니라 이직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전 본부장은 국내 손꼽히는 자동차 엔진 전문가다. 미국 GM연구소를 거쳐 1984년 현대차 부장으로 입사해 국산 엔진 개발에 매달려 왔다. 첫 독자 엔진인 알파 엔진을 이대운 전 현대차 연구소장과 함께 개발했다. 그는 2001년 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에서 로열티를 받은 2.0 세타 엔진 개발의 주역이기도 하다. 2005년 현대차 연구개발총괄 사장, 2008년 부회장을 역임한 뒤 지난달 퇴임했다.

 이 전 부회장이 두산그룹에 가세하면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생산하는 각종 엔진 분야에 보탬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엔진은 자동차 디젤 엔진과 비슷한 관련 제품을 생산한다. 두산중공업은 대형 발전기와 터빈 등을 생산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자동차 파워트레인과 기본 구조가 유사한 각종 건설기계와 디젤 엔진 등을 생산하고 있다. 두산엔진도 선박용 엔진을 주력으로 발전기용 엔진을 만들고 있다. 자동차를 생산해도 될 정도의 유사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두산은 지난 10여 년간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주력 업종을 식·음료에서 중공업으로 재편했다. 특히 최근 5년간은 글로벌 M&A 시장에서도 원천기술을 보유한 외국 기업을 대거 인수했다. 그러나 2007년 인수한 미국 굴착기 제조사 밥캣의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올해 구조조정에 나서 그룹의 지게차 부문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미래 사업을 책임질 핵심 인재 스카우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아직 이 전 부회장의 영입에는 대우 문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국내외에서 미래 먹을거리를 책임질 핵심 연구개발(R&D) 인력을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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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前] 현대자동차 부회장(연구개발총괄본부)

19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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